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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혼삶도 우상향 할 거라는 믿음

지금 혼삶력에 필요한 것은? 분산 투자와 적립식 투자!

by 야인 한유화

'주식’이라는 키워드는 카페 옆자리에서, 식사 모임에서,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만인의 화두’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요즘 내 삶을 차트로 그릴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느 날은 급락하고, 또 어떤 날은 가파르게 올랐다가 이내 조정 국면에 접어드는 변동성 높은 시장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차트를 들여다보며 일희일비하지 않는 주식의 ‘고수’들은 느긋하지만 진중한 태도로 투자에 임한다. 주식 시장이든 인생이든, 결국 중요한 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고 있느냐는 것 아닐까. 지금 우리의 혼삶도, 느리지만 올라가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하락장이 왔을 때, 혼삶력은 더 단단해진다

대부분의 인생에 예고 없는 급락장이 있다. 좋아하던 사람과의 이별, 기대했던 일의 실패, 건강의 문제, 관계의 단절. 나를 구성하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때, 우리는 흔들린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내 선택을 의심하게 되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주식 시장에서는 무조건 버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그 시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정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락장이 왔다면, 지금 나의 감정과 생활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할 시간이다.


무엇에 과하게 베팅했고, 어떤 영역은 비워두었는지, 그 안에서 내가 진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어쩌면 하락장은, ‘나’라는 종목의 본질을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지금 혼삶력에 필요한 것은? 분산 투자와 적립식 투자

혼삶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도 분산투자는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삶을 오롯이 혼자서 주도해야 하는 1인 가구의 삶에서는 무언가에 올인하거나, 관계에 전부를 걸거나, 불안감에 소비로 몰아가는 식의 ‘몰빵 인생’, ‘한방 인생’보다는 삶의 영역을 균형 있게 나눠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립식 투자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나에게 필요한 말과 음식을 챙기고, 작은 습관과 성취를 쌓아가는 시간들은 서서히 복리로 쌓이는 혼삶의 내공이다.

꾸준한 루틴은 지루해 보이지만, 혼자의 삶을 안전하게 이끌어주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그렇게 쌓인 하루들이 결국 '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결국 인생은 우상향 한다는 믿음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이 결혼하고, 집을 사고, 커리어에서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일 때, “나만 뒤처진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그래프를 나답게 그려나가는 것.


우상향은 곧 “나는 나대로 잘 가고 있다”는 믿음이다. 진짜 중요한 건, 나만의 속도로 오르고 있는 이 삶의 곡선을 내가 인정할 수 있는가이다. 우상향은 성취의 모양이 아니라, 나를 믿고 나아가는 태도에 더 가깝다.

그렇다면 우상향의 가능성이 없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야 하나. 삶의 정점을 지났다고 느껴지는 순간,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저물 일만 남았지’라는 체념은 얼핏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관점에 갇힌 편향적 평가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갈수록 아프기만 하고 커리어가 꺾이는 것 같아도, 자산을 까먹기만 하고 관계가 줄어들기만 하는 때가 온다고 해도 우리는 성장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는 능력이 커지고, 말을 덜 해도 눈빛으로 아는 관계를 만들고, 한 번의 호흡으로도 마음을 다해 사는 방법을 배운다.


반드시 상승하지 않더라도 나아간다면, 그 곡선은 다른 다른 방향을 향해 이어진다. 우리는 오르지 못할 때조차 더 깊어질 수 있다. 그때의 우리는 진정한 레벨업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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