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날의 생각 기록
아무도 관심 없을, 단지 기록을 위한 글이다. 사진도 없다. 초등학생 일기 같은 글. 이런 일기는 일기장을 검사하는 선생님의 피드백도 기다리지 않는 편이다.
2020년 첫날 새벽 5시 반.
의지롭게 일출 사냥을 떠난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건너편의 미화원을 본다. 이윽고 도착한 버스에서 기사님의 마음을 생각한다.
'아... 1월 1일이 뭐라고... 누군가에게는 어제와 다름없이 그냥 출근하는 날 중 하룬데...'
이직을 하게 되면 어쩌면 나도 그들처럼 일터에서 일출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 오늘을 기억하면 조금 덜 억울할 것 같다. 어느 특별한 날 뒤에 '뭐라고'만 붙이면 조금 위안이 된다. 크리스마스가 뭐라고... 설날이 뭐라고...
하지만 탈룰라급 태세 전환으로 그들과 다르게 일출을 보러 갈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한다.
<우면산>
어둠 속의 초행길을 헤치고 그렇게 한 시간을 올랐다. 생각보다 힘들다. 운동량 부족이란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생각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 잘 보이지 않는 것, 알 수 없는 것. 인생도 그래서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소망탑>
안 해봐서
잘 못 봐서
잘 몰라서
그래서 힘들어도
그래도
결국은 도착한다. 그냥 걸어가다 보면 도착한다.
날씨가 흐려서 일출은 못 봤다. 하지만 구름 뒤에 해가 있으니 본 거나 다름없다. 해가 사라진 게 아니라 가려진 거니까.
2020년, 시작이 좋다.
그냥 이유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