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되지 않는 법 5가지

나이 들어가면서 꼭 지키고 싶은 것

by 나오

요즘에는 운동을 가도 그렇고, 취미 삼아 무언가를 배우러 가도 그렇고 나보다 어린 사람들을 많이 본다.


몇 년 전만 해도 대강 언니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왕언니가 되어버렸다.


동생들이 많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그런지 그 나이 또래에 맞춰 대화하기 위해서인지 나도 모르게 예전 이야기를 많이 꺼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 시절 좋았던 것, 하지 못했던 것, 후회되는 것 등 지나간 인생의 여러 장면들이 삽시간에 떠오르는데, 동시에 본의 아니게 조언하는 듯한 말을 내뱉고 있는 날 발견하며 깜짝 놀라곤 한다.


그래도 그런 내 상태를 자각은 하니 다행이고, 바로 입을 닫으려 노력하긴 하는데 쉽지는 않다. 어쨌든 내 윗세대가 그러면 잔소리처럼 들리고 과유불급이라 생각될 때가 많으니 자중해야 되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나름대로 <꼰대가 되지 않는 법> 5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첫째, 받아들이고 인정하자.

다운로드 (9).png

나보다 어려도 하나의 '인격체'이다. 먼 옛날 중학교 1학년, 소풍으로 놀이동산에 간 적이 있다. 당시엔 나이 많은 어른처럼 보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갓 스무 살 된 커플이었던 것 같다. 오리 배를 타기 위해 굉장히 긴 줄 가운데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요 커플이 슬금슬금 새치기를 했다. 보다 못해 친구들과 같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길 했더니 어리다고 깔보면서 갖은 욕을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남자는 우리를 향해 발차기를 하는 시늉까지 선보였다. 그 순간 너무 화가 나 나도 모르게 나왔던 한 마디,


"아저씨! 저희도 하나의 인격체인데 이러시면 안 되죠!"


괜스레 철학적(?)으로 느껴지는 단어였는지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그 뒤로 내 '인격체' 발언은 친구들 사이에서 한동안 회자되었다. 생각해 보면 젊은이들은 용감하다. 나이가 들면서 정작 그때처럼 용기내야 할 순간에 비겁해져서 그렇지.


그건 아닌데... 이런 생각이 들어도 일단 받아들이고 그 친구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자. 사실 이는 나이와 상관없는 타인에 대한 배려일 텐데 우리는 상대가 어리다는 이유로 자기도 모르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된다.


또 옳고 타당한 의견은 인정해야 한다. 인간사 벌어지는 일들은 다양하고 인간 본연의 가치 및 양심과 관련된 문제 이외에 정해진 답은 없다. 자존심 부린답시고 그의 의견을 뭉개버리면 다음번 대화는 없을 것이다.



둘째,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공부는 필수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 것처럼 노력하지 않는 삶은 발전이 없다. 남보다 오래 살았다고 더 많이 알고 깨우치는 건 아니다. 제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인간인 이상 실수할 때도 있는 법인데, 평범한 필부 입장에선 도덕적으로 잘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성찰하는 게 필수다. 오래 산 것의 장점은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학문을 공부하더라도 굉장한 이점이 되니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자. 또 식견이 높아지면 편견 없이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다.



셋째, 권력이 아닌 '전문성'을 키우자.

다운로드 (10).png

높은 자리에 올라 권력의 맛을 보면 멀쩡했던 사람도 변하기 마련이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바꿀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과거 시집살이를 호되게 했다고 며느리에게 못되게 구는 시어머니나 군대 선임에게 당한 걸 고스란히 후임에게 갚아주는 식의 행동들. 내가 당했으니 누구보다 그 입장을 잘 알 텐데 그 악습을 끊지 못하는 게 참 비겁하게 느껴진다.


나이가 많다고 또 지위가 높다고 강자인 건 아니다. 함부로 어떤 이를 약자로 치부하고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자신이 사회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면 오히려 약간의 배려와 격려만으로도 타인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키워야 할 건 권력이 아니라 '전문성'이다. 시간과 노력이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만들어준다. 진짜 힘은 감투가 아니라 바로 이 전문성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윽박지르고 옥죄는 권력가가 아닌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따르고 존경한다.



넷째, '인간적 가치'에 대해서는
고집을 부리자.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을 '옳음', '선과 양심'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일하게 고집을 부려도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듯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잔소리가 필요한 것이다.


다만 바로 이 부분을 명확히 구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게 전제되어야 한다. 흔히 나이 든 사람들은 자신의 아집이나 선입견을 무조건 옳다 여기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이 들어 좋은 건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다운로드 (11).png

이미 가본 길이기 때문에 타인의 상황이나 고민들이 눈에 잘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도움을 요청하는 이가 있을 때 그네들의 인생에서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또 다소 치기 어리고 부족한 행동을 보더라도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뾰족하고 예민했던 지난날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나 둘 늘어가는 눈가의 주름을 보곤 아직은 청춘이라 위로해 보며... 위 5가지를 항상 기억하고 절대 '꼰대'는 되지 않으리라 결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