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터 람스 선생님의 디자인 신조인 Less, but better를 항상 생각하며 “좋은 디자인은 덜어내는 것이다.” 방향으로 디자인을 공부해 왔고 “Simple but spicy”라는 나만의 디자인 신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디자인에 정답은 없다. 누구든 좋아하는 사람의 영향을 받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나는 카페 너디블루의 브랜드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다. 좋은 선곡 능력자들이 많아서 매장에선 항상 좋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매달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공유하자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한 가지 주제를 매달 꾸준히 만들다 보니 나의 디자인 변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레코드판을 디자인하고 그라데이션과 레코드가 빛에 비추는 디테일까지 디자인했다.
14번째 플레이리스트 제작할때 변화를 주기위해 미국에서 쓰던 빈티지한 영수증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새로 디자인했다. 가장 얇은 모조지로 실제 영수증처럼 제작해서 손님들에게 나눠주었다. QR 코드를 통해 너디블루 플레이리스트로 연동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조금 더 덜어낼 수 없을까? 라고 생각했다. 더 잘 어울리는 폰트를 찾고 불필요한 것과 시선을 뺏는 것들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구나 그릴 수 있는 단순한 도형의 조합과 패턴, 약간의 질감, 최소한의 포인트 컬러로만 디자인했다.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내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심볼 이미지도 도형으로 레코드판과 LP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형태로 만들었다.
지인 디자이너가 나에게 말했다. “너는 이제 스타일이 확실하게 정해졌네?” 확실함은 없다. 나는 디자인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덜어낸다는 것은 끝이 없다. 마찬가지로 추가한다는 것도 끝이 없다. 디자인을 덜어내고 추가하고를 무한히 반복한다. 변화의 기준은 내 생각이 될 수 있고 트렌드가 될 수도 있다. “완성”이라는 말은 나에게 성장을 멈추겠다는 의미와 같다.
뇌과학 애호가 에이핫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