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색 골덴 재킷" 이 준 깨달음에 관하여.
매우, 자주 나는 아버지의 옷을 즐겨 입는다. 오늘도 숨은 보물들을 찾기 위해 아버지의 옷장을 연다.
그리고 그 옷장 속에서 우연처럼 찾은 아버지의“고동색 골덴 재킷”에 관한 깨달음에 대한 글을 쓰려한다.
품이 조금 남는 “고동색 골덴 재킷”은 어찌 보면 촌스럽지만 들여다보면 매우 스타일리시해 보였다. 따듯한 소재, 기본에 충실한 편안한 그저 아저씨들의 전유물 같은 이 옷에 나는 순간적으로 이끌렸다.
(촤라락) 옷걸이에서 빼내어 옷을 집어 든다.“괜찮은데?"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과 믹스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본다.“맘에 든다! 역시 비싼 게 좋구먼.”이라고 생각하며 들춰본 브랜드 탭은 그저 어딜 가든 볼 수 있는 일본의 spa 브랜드 옷이었다.
(두둥.)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깨달은 것은 단순히 spa 브랜드의 옷이 저렴하며 스타일 또한 괜찮은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건 결코 아니다.
아버지는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백화점이나 숍에 방문해 쇼핑하시며 유행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구매해 오랫동안 입으시는 분이셨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spa 브랜드가 옷장에 들어 있으리란 생각을 하지 않고 당연히 좋은 옷이겠거니 편견섞인 생각을 하고 있었뿐이었다.
충격을 받은 채 문득 생각에 잠겼다. 패션에는 늘 관심이 많았지만 과연 좋은 옷이란 무엇일까?라는 본질적인 물음과 마주한 것이었다.
패션에 대해 생각하고 관찰하던 시기 내게 다가온 패션이란 그저 사치품의 유행 선도를 위해 실행되는 최신,최초,한정판! / 갖고 싶지? / 이걸 가져야 진정한 멋쟁이 같은 자극적인 광고로 넘쳐 났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유행을 사기 위해 돈은 쓰고 외적으로 보이는 브랜드로 자신응 포장하느라 바쁠지도 모른다. 갖지 못해 슬프지만 갖고 나면 불타올랐던 욕망은 온대 간데 없이 또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릴 뿐이다. 새로운 제품들은 욕망을 자극하기엔 다분히 매력적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내게 “고동색 골덴 재킷”은 작지만 큰 깨달음 얻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나는 아버지의 “비싼” 옷에 관점을 두었을 뿐 스스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으려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이 순간의 감정을 통해 해석하는 습관을 기르고,스스로의 신체를 파악하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미 갖고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매치해보는 과정을 통해 즐거움과 만족감을 얻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입지 않고 쌓아둔 수많은 유행 탄 옷들은 곱씹어 생각하고 정말로 원하는 것들만을 넘겨둔 채 모두 기부했고 무분별한 소비를 절제중이다.
옷장은 가벼워졌고 유행에 휩쓸리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스스로 어떤 스타일을 구축하고 기본에 충실할지에 대해 관찰하고 연구 중이다. 그렇게 최종엔 몇 가지 되지 않는 옷으로 스스로를 정체성을 표현하는 스타일을 정착하고 표현하고 싶은 목표를 갖고 있다.
정답은 없다.
내 맘에 들면 그만인 것을 브랜드만을 신경 쓰느라 바빴던 것이다. 옷은 브랜드가 다가 아닌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스스로 찾는 과정 속에 숨은 “재미”가 아닐까생각해보며
아버지의 옷장 , 어머니의 옷장을 열어 재밌는 보물들을 찾아 스타일을 구축해보는 것을 어떨까 제안해본다.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관찰한다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아이템으로 부모님의 소중한 추억들을 일깨워주는 순간이 될지도 모르니까 :) 옷은 입기 위해 존재한다. 박제된 순간을 일깨워 현재로 만들어보길 바래본다.
사람이 옷을 입는 것이지 옷이 사람을 입어서는 안 된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중에서-
@wonkey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