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는 바다에서 시작된 나의 항해
고독을 업고 가는 삶,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서 서툴게 걸음을 옮겼고,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때로는 외톨이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러나 고독이 나를 무너뜨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고독의 눈은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한다. 외롭다는 감정이 곧 글의 원천이 되었고, 그림의 배경이 되었다. 혼자여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혼자였기 때문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늘 바랐다. 내가 만든 작품 하나가 내 삶을 사랑으로 이끌어 주기를. 그것은 단순히 누군가의 박수를 받고 싶다는 욕망은 아니었다. 내 이야기를 읽고, 내 그림을 바라본 누군가가 잠시라도 위로받는다면, 그 순간 나는 사랑을 주고받은 것이나 다름없을 테니까. 나에게 몰두란 언제나 그런 의미였다. 몰두는 비슷한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또 다른 고독한 영혼들과 이어지게 만든다. 나의 글과 그림이 누군가에게 다가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 순간, 나는 비로소 세상 속에서 존재함을 자리매김한다.
나는 작가라는 이름을 가지기를 오래 꿈꾸었다. 단순히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사람,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글은 언제나 나를 표현하는 가장 진실한 방식이었고, 동시에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다. 말로는 잘 전하지 못하는 진심도 문장 속에서는 또렷하게 드러났다. 글은 나의 언어이자, 나의 얼굴이었다.
브런치를 만난 것은 그런 갈망의 연장선이었다. 예전에 나에게 글은 혼자만의 비밀 노트 속에서만 숨 쉬었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세계가 아니었다. 한 줄의 글이 바다 건너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고, 낯선 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도 있었다. 때로는 댓글 한 줄, 공감 하나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그것은 내가 작가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는 증거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이 길 위에 서 있다. 글을 쓰고, 그것을 브런치에 실으며 나의 꿈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었다. 이 길은 결코 빠르지도, 화려한 조명이 비추지도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걸어 나갈 길이며, 언젠가 나를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러 줄 길이다. 나는 그 사실을 믿고 있다.
앞으로 내가 브런치를 통해 나아가고 싶은 꿈은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지만, 더 큰 바람은 ‘나와 같은 외로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는 것이다. 고독 속에서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 글이 그들에게 작은 불씨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불타지 않더라도 밤길의 초롱불처럼, 어두운 길을 비춰 주는 하나의 문장이 되고 싶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혼자 걷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곧 동행자이고, 함께 항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글은 나의 배고, 브런치는 바다이며, 독자들은 그 배에 타는 동승자다. 항해는 아직 초입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더 넓은 세상에 닿을 것이다.
고독을 업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 고독을 글로 바꾸어 건네려 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원했던 나의 마음은, 이제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변하고 있다. 브런치를 통해 나는 그 길을 이미 걷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 길 위에서 나아갈 것이다. 언젠가, 이 글들이 하나의 책으로 묶이고, 또 다른 누군가의 삶 속에서 파문처럼 번져나갈 수만 있다면, 그 순간 나는 비로소 꿈꾸던 작가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