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병을 처음 알게 되다.
26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는 그날.
나는 학원 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둘째와 막내는 작은방에서 함께 놀고 있었다.
부엌에서는 엄마와 친한 이웃이 놀러 와서
한창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내가 좋아하는
달마시안 무늬의 털 코트를 입을 생각에
신나 하며 학원 가방을 챙기고 있던 그때.
"엄마~누나가 이상해~"
막내 동생의 눈물 섞인 부름에
평소처럼 둘째가 괴롭히는구나 싶었다.
'왜 자꾸 동생을 괴롭히는 거야~'
우리 집의 첫째로서 한마디 해야지,
하는 마음에 방으로 들어가
" 야! 너 왜 자꾸 동생 괴롭히냐?"
라고 소리치며 동생을 노려보던 그때...
둘째는 눈이 돌아가고
입에는 거품이 나오고 있었다.
"엄마!! 엄마!!!!!!!!!!!"
나의 비명소리에
엄마와 이웃분이 방으로 달려오셨고
처음 본모습에 놀랄 틈도 없이
급하게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
간호사 출신의 이웃분이
혀가 말리지 않도록
동생 입을 열어놓으라고 하셨다.
급한 마음에
내 손가락을 동생의 입으로 넣었고
그 사이에 엄마가 숟가락을 가져와
동생의 입으로 쑤셔 넣었다.
손가락을 빼고 나니 선명하게 동생의
이빨 자국이 나있었다..
그리고는 아랫집으로 가서
응급처치할 도구를 빌려오라고 하는 말에,
나는 7층이었던 우리 집에서
4층까지 울면서 뛰어내려 갔다.
'제발.. 동생이 죽지 않게 해 주세요,
살려주세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이제 동생 잘 돌볼게요.'
그 짧은 시간 동안 동생을
못살게 굴었던 기억들만 떠올랐고,
동생이 죽지 않는다면
다시는 괴롭히지 않고 잘 돌보겠다고 다짐했다.
눈물로 범벅이 된 나를 보고
놀란 아줌마와 함께 집으로 다시 갔고,
그때 마침 도착한 119에
동생은 엄마와 함께 구급차에 실려갔다.
그게 내 동생의 첫 발병이었다.
11살.
나밖에 모르고 안하무인이었던 내가
돌봐야만 하는 존재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