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4년전 그 나의 어느날…

by 김태건

내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그런 질문들이 오랫동안 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늘 내가 선택한 길, 혹은 선택할 수 있었던 길에만 집착하며 살아왔다.

그 집착들이 과연 내 삶의 정답인지 아닌지를 따져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런 여유 따위…

과연 지금은 생긴 걸까?

아니, 여전히 그런 여유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렇게 오랫동안 가슴속에 꾸역꾸역 쌓아두었던 마음들이

이제는 담아낼 곳이 없다며 아우성친다.

그 소리들이 하나둘 새어나와, 제각기 외치고 있다.

이제는 그 아우성을 외면할 수 없기에, 마침내 관심을 두려 한다.


어쩌면, 끝내 해답이 없을 그 먼 길에서

나에게 주어질 무언가를 배워보려 한다.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든, 그렇지 않든,

적어도 내 인생에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작고 왜소한 글 하나가

캐나다 애국지사기념사업회에서 주최한 보훈문예공모전에서 입상했다.

어쩌면 나에게는 과분한 보상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안에 조용히 자리를 잡은 이 작은 의미는,

정말 값지고 소중하다.



하늘 없는 날개


김태건


찬 바닥 위를 유유히 헤엄치던

네 개의 깃털들…

이제는 여섯 개가 남았을까?


그렇게 뽀얗고 가벼웠던 너희들이

이렇게 뻘겋게 엉겨 있는 모습을 보니,

짐작컨대,

너희도 나만큼이나 아픈 모양이구나.


나 또한 너희를 잃어 아프지만

그 아픔이 아픔이라고 하기엔

이미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도 많구나.


내가 아직 내어줄 것이 남아 있다 한들

내 빛은 언제쯤 사그라들까.

그건 아마 하늘님만 아시겠지….


그러곤 잠시,

강하고 아름답게 지켜왔던

꺾인 날개를 곱게 개어

한 구석에 두고


하얀 병 속을 날아다니는

작은 호롱불 하나를 바라본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 불빛에 말을 건넨다.


“너는 있구나, 내가 없는 것이…

너는 할 수 있구나, 내가 못 하는 것을…

부럽다, 정말 부럽다…

하늘도 참 무심하구나…”


“내가 너라면,

나라면 말이다…

내 가진 기름, 내 온몸에 붓고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것이다.


그리고 내 기름 냄새가 온 세상에 닿을 즈음,

내 마지막 숨이 나에게 작별을 고할 즈음,

내 메마른 날개 끝에 불씨를 붙일 것이다.


세상을 환히 밝힐 커다란 불씨를…

세상이 주목할 불씨를…”


그리고 나는 외칠 것이다.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대! 한! 독! 립! 만! 세!


그리곤…

모든 것을 태운 꺼먼 잿가루처럼

살며시,

조용히…

내 어미 품에 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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