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반을 수집해 듣는 건 어릴 적부터 들은 클래식 음악뿐이었다. 나머지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들어서 좋은 음악이 들리면 가사를 필사적으로 들어서 벅스뮤직에 가사 찾기로 수집했다. 예전에는 곡명이 표기되지 못할 때 알 수 있는 경우가 그것뿐이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어딜 가나 음악이 들리는 즉시 캐치해서 곡명을 알 수 있다. 또한 음악 어플에서 맞춤으로 추천해 준다. 특히 취향이나 장르가 비슷한 음악을 모아 추천해 주는 것이 제법 괜찮다.
클래식이나 어쿠스틱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보면 극단에 서있는 전자음의 헤비메탈도 즐겨 듣는 경우가 있다. 후자는 아티스트가 정해져 있다. 그중 하나가 MADEON이다. 어느 날 유튜브 뮤직에 마데온을 검색했을 때, 앨범전체가 떠서 그대로 재생했다. 그러고 아마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텐데 확 사로잡힌 곡이 있었다. 나는 음악이 끌리는 우선순위가 첫째는 선율이다. 가사는 그다음이다. 보통 시끄럽지만 예측불허한 흐름으로 신나게 연주되는 음악과 달리 차분한 템포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한 문장이 귀에 꽂혔다.
I'll be fine 난 괜찮을 거야.
이어서 again이 몽환적으로 울려 퍼지면서 몇 음절뒤 산책하는 걸음과 엇박자인 건반과 타악기의 템포가 무기력한 나를 북돋우는 느낌이었다.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눈앞의 해야 할 일에 집중이 되지 않을 때, 가까스로 박차고 바깥바람을 쐬러 나온다. 그러면 어김없이 이곡을 튼다. MADEON - BE FINE.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리고 정말 좋아한 나머지 lyrics영상에서 가사를 하나하나 곱씹어보니 더욱 이 노래에 빠지게 되었다. 플레이리스트는 보통 시간이 갈수록 랜덤재생 했을 때 3분 조차도 지겹다 싶으면 곡을 빼곤 하는데, 이 곡은 오래 살아남아있다. 앞으로도 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한글/영어 가사가 삽입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