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새로운 시작

by 리욘


A new season has begun.


베트남에 온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2017년 11월에 이 곳으로 왔으니 횟수로만 치면 3년 차다. 2018년의 마지막 즈음에는 처음으로 살던 집에서 이사도 했고, 여기 베트남에서 벌써 2번째 새해다. 가끔 남편과 나는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한다.

"우리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우리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사한 집은 39층인데 아침저녁으로 보여주는 전경이 매일을 설레게 한다. 이전에 살던 첫 번째 집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복층 아파트의 5층 집이었는데 그곳에 비하면 이 집은 우리에게 너무나 호화스럽다. 그래도 그 호화스러움이 부끄럽지 않도록 살기 위해 매일을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은 지금 추위에 모두가 오들오들 떨고 있을 텐데 이 곳은 건기가 시작되어 햇빛이 꽤나 뜨거워졌다. 그래도 습하지 않은 덕에 그늘에 가면 살랑거리는 바람에 금세 시원해지니 고마운 날씨다. 베트남의 날씨는 이제 점점 더 더워질 텐데 특히 3,4 월에 접어들면 바람도 잦아들고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어진다. 그리고 8월 이후에는 우기에 접어들어 폭우가 쏟아지고 공기도 습해지니 한국의 장마 때와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폭우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고 금세 또 뜨거운 해가 얼굴을 들이밀어 습한 기운은 사라지지만 습해서 덥고 뜨거워서 덥고, 어쨌든 이 곳은 1년 내내 덥다.




이사 후에 매장과 집이 꽤나 가까워져 요즘은 차비를 아끼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안 어이 디탕'(=오빠 달려)을 왜 치면서.




햇살이 좋은 요즘, 매일 아침 예쁜 얼굴을 보여주는 우리의 카페. 엄마의 마음처럼 이렇게 예쁜 얼굴을 보여줄 때면 그게 어찌나 대견해 보이고 고마워 보이는지.. 요즘 제일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다.




남편은 요즘 새롭게 농구를 시작했다. 제일 좋아하는 운동이 무엇이냐 물으면 어김없이 농구라고 외치는 그는 새로 이사 온 아파트 단지의 농구코트를 매일 한 번씩 들여다보며 염탐을 하더니 결국 동호회에 가입해서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래, 뭐든 시작하는 건 좋은 거지. 새해니까.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시작했다는 것 자체를 높이 산다!




한국에 있었다면 새해랍시고 새로운 다이어리도 사고,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며 1월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곳은 날씨의 변화가 딱히 없어서 그런지 그냥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느끼지 못한 채 이 달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호치민 살이 3번째 장막은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