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4막의 우정
미니 인터뷰, 멘토와 멘티가 만났을 때
며칠 전 치과에 갔다가 T/V속 어느 유명인 인터뷰에서 우연히 영화 한 편을 추천받았다. 빌리 크리스탈 감독의《인생 2막의 우정》이었다. ‘인생 2막’, ‘우정’ 모두 내게 관심을 끄는 주제였다. 잊어버릴까봐 ‘네이버영화’를 통해 롸잇 나우! 방구석 영화 보기를 시작했다.
베테랑 코미디 작가 백인 찰리 번즈가 뉴욕의 거리 흑인 가수 엠마 페이지와 만나 인종을 초월해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주인공 빌리 크리스탈이 많이 낯익었다. 어디서 본 얼굴일까? 아! 대학 때 재밌게 본 영화,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바로 맥 라이언의 상대 배우였다. 긴장감 넘치게 대화하며 웃기고 즐기는 스토리텔링 방식. 나는 왜 이런 이야기에 끌리고 도대체 이런 주제의 영화들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다음은 나의 인생 4막의 우정 이야기다(인생 4막이란 패션 디자이너-> 직업상담사-> 에세이작가-> 책놀이지도사 내 직업의 변천사를 의미한다). 요즘 반복되고 지루한 내 인생에 활력을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어쩌면 새로운 일이나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우정을 쌓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올 해 개인 첫 프로그램《스토리텔링 책놀이》를 자체적으로 기획,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현장수업에 활용, 학습결과를 공유하고 문제를 개선해 나갔는지, 또한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활동 사례다. 신입봉사자 유선생님과의 미니인터뷰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니인터뷰〕멘토와 멘티가 만났을 때
Q1. 서울평생교육봉사단 신입봉사자로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두근두근 통합놀이》의 경우 수업지도안만 받고 물어볼 수 있는 곳도 사람도 없어 무척 난감했어요. 미국에서 20년을 지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거든요.
Q2. 유선생님은 그런 힘든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다행히 영어 수업을 함께하고 있는 선배선생님께서 오픈 마인드로 ‘카톡방’을 만들어줘서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1:1 멘토 역할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현재 함께 《스토리텔링 책놀이》를 하고 있는 파트너, 이선생님으로부터 《두근두근 통합놀이》관련 수업리뷰를 통해 현장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노하우 등 많은 조언을 받고 있어요.
Q3. 평생교육봉사단 선배 이선생님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이론수업과 현장수업의 차이점에 대해서요. 준비물, 돌발 상황, 수업환경, 아이들의 특성파악, 파트너와 돌봄 교사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있어요. 특히 ‘상대의 장점을 먼저 봐요!’ 라고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았어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가갔더니 정말 효과가 있더라고요.
Q4. 파트너 이선생님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평생교육봉사단 책놀이 강사 모집 공고가 떠서 신청했는데 먼저 제게 직접 전화를 주셨어요.
Q5. 전화상으로 무슨 얘기를 나눴나요?
지난 번 공고에 이름을 올렸던데… 왜 이름을 바로 삭제했냐며 그 이유가 궁금해서 전화했다고 하셨어요. 사실 제가 소극적인 성격이에요. 그때 파트너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길래 엄청 뻘쭘해서 이름을 네이버밴드에서 바로 지웠다고 설명했죠. 그리고 이선생님께서 ‘초등돌봄 책놀이를 저와 함께 할 수 있어요?’라고 묻길래 ‘네! 하고 싶어요!’라고 즉시 답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 파트너가 되었어요. 그때 너무 기쁘고 좋았어요.
Q6. 책놀이 수업 프로그램 절차는 어떻게 진행했나요?
이선생님께서 2021학년도 초등 돌봄 수업 계획서와 해당 준비물 재료 리스트를 이미 준비해둔 상태였고 파트너 이름만 올리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차후 수업계획서와 재료 리스트도 제게 공유해주셨어요. 저야 고마웠죠. 그리고 저도 뭔가 도움 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Q7. 신입봉사자로서 유선생님은 책놀이에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선생님께서 기획한 수업계획서를 토대로 4회씩 교대로 수업을 이야기샘과 놀이샘으로 역할을 나눠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수업 전과 후에 커피를 마시며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며 서로한테 배워요. 수업계획서를 토대로 ‘좋았던 점’과 ‘미흡한 점’ 등 수업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업 리뷰를 제가 작성, 공유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이동식 연구실인 셈이죠(하하하). 함께하니 더 즐거운 것 같아요. 개인 발전과 함께 사회 기여, 서로 돕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기분 좋아요.
Q8. 평생교육봉사단은 어떤 의미인지, 마지막으로 봉사단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희망찬 도전이다! 저처럼 소극적인 사람은 목표가 있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몰라요. 봉사단에서 첫 활동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어떤 봉사 프로그램이든 지역 별 선임 선생님을 정해 신입봉사자 멘토링제를 마련, 활성화하면 개인과 커뮤니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작은 목표라도 누군가 함께하자고 말을 걸면 “네!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세요.
Q9. 아무쪼록 유선생님께서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적극적인 자세, 배움의 열정을 보여주심에 감사해요. 자, 이것으로 오늘 미니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 끝 -
‘왜 나는 이런 이야기에 끌리는가?’ 그 이유는 가벼운 일상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과 즐거운 유대감을 쌓으며 그 속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장감 넘치게 대화하며 웃고 즐기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곧 내 일하는 패턴이 되었다. 빌리 크리스탈, 티파니 해디쉬, 맥 라이언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이 일에 대한 에너지, 취미 발전, 관계 개선 등 내 인생 4막 일과 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