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SM6, 출시 9년 만의 공식 단종
르노코리아의 중형 세단 SM6가 2025년 12월, 공식 단종되며 9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2016년 데뷔 당시 유럽 감성의 날렵한 디자인으로 중형 세단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SM6는, 끝물 모델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기술 개선을 거치며 ‘가장 예쁜 국산 세단’이라는 평가를 유지했다.
SUV 중심의 시장 변화 속에서 판매량은 줄었지만, 실제 오너들이 경험한 상품성은 오히려 마지막에 완성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M6의 존재감을 결정짓는 핵심은 차체 비율이었다. 전장 4,855mm, 전폭 1,870mm라는 넓은 차체는 전고 1,460mm의 낮은 높이와 결합해 쿠페형 실루엣을 완성했고, 이는 동급 경쟁차들보다 확실한 디자인 우위를 제공했다.
2,810mm의 휠베이스는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공간성과 주행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이 같은 비례감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SM6를 ‘도로 위에서 가장 우아한 중형차’로 남게 했다.
SM6의 주력 엔진인 TCe 260은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공동 개발한 1.33리터 터보 엔진으로, 실용 영역에서 두터운 토크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7단 습식 듀얼 클러치(DCT)와 매칭되어 실제 연비는 복합 13km/ℓ를 넘기며 고속 주행 시 16km/ℓ 이상도 가능하다는 오너 후기가 많다.
여기에 고성능 모델 TCe 300은 스포츠카 알핀 A110의 1.8리터 엔진을 그대로 이식, 225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드라이빙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출시 초 SM6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승차감 문제는 2020년 이후 완전히 해소됐다. 르노코리아는 MVS 댐퍼 시스템,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 등을 적용해 승차 질감을 대폭 개선했고, 실제 오너들의 후기에서는 "웹상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5에서 SM6로 갈아탄 한 소비자는 “예상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이라며 주행 질감 9점 이상을 부여하기도 했다. 고속 안정성과 코너링 밸런스에서 타 경쟁차보다 낫다는 의견도 많다.
르노 SM6의 단종은 단순한 모델 종료가 아니다. 1998년 SM5로 시작된 삼성자동차–르노코리아의 중형 세단 계보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단 수요가 줄고, 하이브리드 기반 SUV로 수요가 재편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르노코리아는 향후 그랑 콜레오스와 쿠페형 SUV 오로라 2를 중심으로 전동화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로써 SM6는 브랜드 역사 속 마지막 세단으로 기억될 예정이다.
비록 단종이 결정됐지만, SM6의 완성도는 지금이 정점이다. 2024~2025년형 모델은 주행 질감, 디자인, 효율성 면에서 가장 완성된 사양을 제공하며, 2,797만~3,639만 원이라는 가격은 동급 모델 대비 경쟁력이 있다.
감가가 반영된 중고차 매물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손꼽힌다. 비운의 명차 SM6는 떠났지만, 그 진가는 이제야 빛을 보는지도 모른다.
디자인과 주행감, 그리고 유려한 유산까지, SM6의 마지막을 다시 바라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