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나방이었다.
안 될 걸 알면서도 짝사랑에 빠지고
주변에서 하지 말라고 말리면
“아 안 해”라고 하고 몰래
행동으로 옮겼다.
친구들은 날 불나방이라 불렀다.
나에게 관심이 없으면 더 끌렸다.
나에게 관심 없는 그 모습이
담백해 보였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내 인생에 쓴맛밖에 없어서
다른 맛은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갈 때
뉴욕에 놀러 갔을 때 마주친 변태들
시니어 센터에서 일하며 만난 아저씨들도
한몫한 것 같다.
나에게 관심이 없으면
매력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꼈다.
관심을 먼저 보인다면
시간이 걸렸다.
내 마음에 들기까지가.
애매한 관계에 두고
오래 지켜보다 보면
사람들은 지쳐 멀어질 때
난 그때 확신을 찾았다.
시간이 지나
조금 자란 난
어른이라는 명목으로
아닌 건 아니라며
마음을 숨기고
용기 내지 않았다.
사실은
이제 와서 상처받기 싫었고
이 나이에
그 감정으로 아프기 싫었다.
아닌 건 아니라는 말,
도전해 보지 않아도 안다는 건
용기 없는
나 자신으로부터
도피였던 것 같다.
이젠,
불나방도 불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