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씨

예상밖의 위로

by Minah

주말을 느낄 시간도 없이
스쳐지나갔다.


잘 쉬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
잠시 멈춰
내가 뭘 했는지 떠올려 본다.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싶던 것도
먹고 싶은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들,
해왔던 것들만
반복한다.


최소한의 것들로

버텨 본다.


나른하다.


내 열정은 다 어디로 갔는지
성취감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니터만 바라본다.


오늘은

두 달 동안 우리 소대를
맡아줄 Master Sergeant와의
면담이 있는 날이다.


스무 개쯤 되는 질문에 답해
금요일까지 메일로 보냈어야 했지만


결국
바빠서 다 못했다는 말만
보냈다.


사실

바쁘기도 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기대도 없었다.


“이 사람이
우리 팀을 바꿀 수 있을까.”


난 그저
시큰둥했다.


내 차례가 다가오자
나는 하는 수 없이


대충, 솔직하게

답한 뒤 메일을 보냈다.


기대하지 않았던 면담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시큰둥하게 흘려보내려 했던 그 시간에

가볍게 건네진 말 하나로


나는
이해를 받았고,
위로를 받았다.


그동안의
노력을 알아준 사람을
만났다.


나는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나를 이해하고
알아준다는 그 작은 깨달음이

내 마음에
불씨 하나를
다시 살려냈다.


불은 사그라들 수 있다.
잠시 약해질 수도 있다.


다만
그 불을
다 꺼버리지만 말라고 했다.


그 한마디가
사라져 버릴 뻔한
그 불씨를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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