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크지 않은데 커보이는 것일 뿐이니, 시샘하지 말고 자기 떡이나 잘 챙겨 먹으라는 소리일 것이다. 어차피 시샘해봤자 뺏을 수도 없고.
그런데, 실제로 남의 떡이 더 큰 경우도 있지 않을까?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맛있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심지어 남은 좋아하지도 않는 떡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내가 저 떡을 먼저 골랐는데 저 떡이 내게서 도망친 게 아닐까?
누구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어줄 수 있는데, 괜한 주인에게 가있는 저 떡이 밉고 저 떡을 가진 남이 부럽다.
무엇보다 속상한 것은 내가 가진 떡 역시 남에게는 반짝반짝 빛나는 탐스러운 것인데, 내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적 토대 위에서,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착시효과까지 곁들이니 이건 뭐... 욕망이 들쑤시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값을 가장 잘 매겨주는 곳으로 가지 않는 이 경향성. 맛없게 먹히더라도 기어코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떡의 몸부림. 안락한 예속보단 장렬한 패배의 자유가 더 좋다 뭐 그런걸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