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실종 사건
엄마 변기가 없어!!!
추석 연휴 때 일이었습니다. 가족들과 두짓타니 호텔로 향하던 중,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근처 주유소에 들렀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간 한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군요.
“엄마, 변기가 없어!!!”
응???
놀란 마음에 화장실로 가보니, 아이가 처음 접한 재래식 변기 앞에서 절규하고 있었습니다. 양변기가 아니라 쪼그려 앉아야 하는 재래식 변기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이었죠.
"아직도 재래식 변기가 많구나"
사실 저도 오랜만에 중국을 방문해 처음엔 재래식 변기가 많다는 사실에 약간 놀랐습니다. "아, 아직도 중국은 재래식 변기를 선호하는구나" 싶었죠. 다행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대부분의 장소는 쇼핑몰 같은 곳이라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어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유소나 휴게소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
응 내가 알려줄께
그때, 재래식 변기를 이미 접해본 다른 아이가 의기양양하게 나섰습니다.
“다리를 벌리고, 옷을 내리는데 바닥에 닿지 않게 해야 해. 그리고 살살~”
처음 재래식 변기를 접하는 아이들은 방향부터 고민거리였습니다. "벽을 바라봐야 해? 문을 바라봐야 해?" 그런데 변기의 방향도 장소마다 달라서 매번 제가 앞쪽을 알려줘야 했습니다. 게다가 처음 사용하다보니, 변기의 외곽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옷에 묻기도 하고, 좌충우돌 적응하기 쉽지 않은 여정이 이어졌습니다.
재래식 변기의 영문명은 Squat
이번에 처음으로 재래식 변기의 영문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 앞에 사람이 쭈그리고 앉은 모습에 영문으로 SUQAT라고 딱!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그동안 이름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요. 재래식 변기의 영문명은 바로 "Squat Toilet", 직역하자면 "쪼그려 앉는 변기"입니다.
찾아보니, "아시아의 스쿼트 변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놓은 블로거들도 있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양변기보다 재래식 변기가 위생적으로 더 좋다고도 하고, 사용 시 주의할 점도 적혀 있었습니다. 단순히 문화 차이를 넘어 재래식 변기를 비장하게 다룬 글들에서 잠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젠 적응 중
재래식 변기를 자주 사용하진 않지만, 이제 아이들도 적응 중입니다. 급한 일이 생기면 스쿼트 자세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죠. 성공은 했지만, 후기가 또 재미있습니다.
“엄마, 큰일은 봤는데… 다리가 너무 아팠어!!!”
아이들의 재래식 변기 적응기는 오늘도 이렇게 유쾌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