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시계에게 배우는 삶.

by 류임상

#1

'XX님, 어제 링 3개를 모두 완성했습니다. 오늘도 틀림없이 다 채워지리라 믿어요'

방금, 손목에 작은 진동이 오더니 애플 워치가 내게 건넨 말이다.


#2

애플 워치는 항상 이런 식이다. 운동량을 채웠을 때는 아낌없는 칭찬을,

운동량이 부족할 때는 질책보단 격려와 조금 더 분발하라고 독려한다.


#3

단 한 번도, 워치는 내게 모진 말을 하지 않는다.


#4

'기계니깐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에는 그 당연한 걸 닮지 못한 사람이 아주 많다.


#5

어떤 사람은 말한다. 항상 친절하게만 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너라고, 그래서 조금은 모질어야 한다고.


#6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들 수록 결국 그 말을 수긍하게 되는 순간이 많다.

그리고 그렇게 나도 모질게 남을 대하고, 또 그렇게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7

그럼에도, 오늘 워치가 내게 건넨 작은 격려처럼.

세상에는 '바뀌지 말아야 하는 게' 있다. 아니, 있다고 믿는다.


#8

그건 다름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 배려. 그런 것들.


#9

난 오늘, 몇 개의 말과 표정으로 남에게 창을 겨누었을까.

돌아보고,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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