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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든 Jul 02. 2023

제주가 그립지 않다

ⓒ Ayden

영원한 건 없어


어느새 마흔이라는 나이가 내게 다가왔다. 최근 몇 년간 너무 힘든 시기였고 방황하듯 시간을 보냈다. 꼭 무엇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내 서랍 속 한 공간인 제주를 그리워했다. 혼자 보내는 시간마저 행복했던 그곳. 이젠 그 아름다웠던 추억 속 제주가 그립지 않다. 처음 제주로 내려갔을 때 만난 인연 속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영원한 건 없어."


지금은 1년 365일 24시간 시간 속 흐름에 나를 맡기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무엇이 원인이기에 이런 평범함을 보낼 수밖에 없음을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이것조차 감사하다. 그러다 보니 옛 시간 속 사진들은 추억이고 지나간 과거가 되어버렸다. 그 시간들이 오래전 나였음 기억할 뿐.


서른과 마흔 사이

지금까지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다. 나의 의지와 능력으로 그러한 시간을 보내고 인연을 만들어 갔다. 이제는 제주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싶다. 특별함이 아닌 설렘이 아닌 익숙함에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남과 다른 대범함이나 독특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는 경계선에서 머무르기보다 명확함에 다가가야 할 시기이다.


그렇다면 '제주'라는 단면에서 완전히 벗어나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 뿌리를 내려야 하지 않을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작은 거 하나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인생의 2막. 어느새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나를 객관화하여 보다 나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젠 꼭 제주가 아니어도 괜찮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지난 과거를 추억하고 다가올 미래를 설렌다. 나는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의 나를 이야기 하자면 이젠 제주가 그립지 않다.




에이든의 서랍장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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