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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Oct 19. 2021

내 나이 마흔, 자전거 걸음마

- 아직 자전거를 못하는 이들에게

큰 아이의 자전거를 바꿔줄 때가 됐다.

이제 키가 꽤 많이 자라서

22인치 성인용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예쁜 자전거를 고른 더 예쁜 아이.   

들뜬 마음으로 자전거에 오른다.


신이 나게 달린다.

그저 어여쁘다


그런데....


아이의 새 자전거가 사뭇 탐난다.


어릴 적 자전거를 배우려다가 실패한 나-

새파랗게 들었던 양쪽 다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 후로 나에게 자전거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나를 넘어뜨려 멍들게 할 무서운 물건.


그러던 내가 문득 저  전거가 탐난다.  


아이가 쉬는 틈을 타

슬쩍 자전거에 올라본다

땅에서 다리를 살짝 떼어 본다

겁나는 마음보다 호기심이 앞선다

땅에 닿아 있는 양다리를 슬쩍 떼어 본다.

바퀴를 살살 굴려본다


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페달에 다리를 올려본다


- 휘청

- 탁!


넘어지지 않고 버텼다!

성인이 되면서 조금은 나아진 운동신경 덕분일까?

넘어지지 않으니 예전처럼 무섭지는 않다!


아이가 자는 틈을 타 몰래 혼자만의 레슨 시간이 시작됐다.


가장 어려웠던 스타트!

페달을 올리고 출발과 동시에 발에 힘을 꾹!


휘청이지만 넘어지지 않는다.

오른손으로 브레이크를 꾹 잡고 속도를 늦추니

휘청거리는 것도 훨씬 덜하다.

휘청거리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요령이라는 게 생겼다.


그리고 이제 나는 쌩쌩 달린다. 후훗


세상에....

바람을 가르는 기분이라니...!


삼일 만에 안양천을 따라 한강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라이딩이라니...!

지금도 꿈만 같다.

자전거 타기가 이렇게나 즐겁구나-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구나-


아직 자전거 걸음마를 떼지 못한 어른들에게

용기 내 보심이 마땅하다고

흔하디 흔한 말을 전하고 싶다.

  

야, 너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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