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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생각 12화

어디로 향하고 있으려나

내가 본 태양은

by 하진
ⓒ Pixabay

갑자기 온몸으로 찌릿한 감각이 흘렀다. 놀랍게도 아프지 않았다. 통증을 예고하는 듯했지만, 정작 어디 하나 크게 아픈 곳은 없었다. 어쩌면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눕다 보면, 문득 하나의 강렬한 인상이 박히듯 찾아오는 순간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기척이 스스로를 새겨넣는 일들처럼.


그러나 그날 나는 빛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강한 빛은 늘 나를 넘어뜨린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나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이다. 언제나 그렇듯, 다시 일어난다. 얼굴을 닦고,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갔다가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밀려 있던 일들을 하나씩 정리한다.


문제는, 그 편지가 당신에게 닿았을 때 어떤 의미가 될지 내가 모른다는 것이다. 그 편지가 당신에게 상처일지 위로일지, 혹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일지, 하나도 알 수 없다. 내가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조차 불분명하다. 다만 어렴풋이 보았던 당신의 모습과, 끝까지 답을 놓지 않던 그 표정이 아직도 선명해 잊히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웃는 당신을 보고 싶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무엇부터 해야 할까.
정답은 여전히 멀리 있지만, 나는 끝까지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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