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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일 Nov 17. 2019

팔지 못할 바에야

유튜버가 되다

광고를 하나도 하지 않은 것 치고는 주문이 꽤 있었지만, 매출이 꾸준하진 않았다. 특히 한 겨울에는 주문을 하나도 못 받는 달도 있었다. 다시 카메라를 잡아보니 어찌보면 작은 내 작업실엔 찍을 것 투성이었다. 동영상편집프로그램을 공부하고, 몇 해 전 만들었다 묵혀둔 유튜브 채널에 장비영상들을 짤막하게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엔 광고게재조건이란 게 따로 없어, 광고가 무조건 실렸다. 물론 수익은 미미했다. 최초 지급시점인 100달러를 넘기까지 몇 년이 걸렸는 지 뚜렷한 기억도 없다.


당시 목공관련 채널은 지금만큼 인기채널의 수가 많지 않았다. 와중에 몇개의 감성자극하는 채널들이 눈을 잡았는데, 교외의 한적한 작업공간을 갖고 있단 공통점이 있었고 조회수가 꽤 나왔다. 주문제작을 하기에도 그렇지만, 촬영을 위해서라면 더 넓은 작업실로 가야 할 때가 됐다.


가격대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공간은 넓어지고 1층을 유지하자면, 경기도로 나가야 했다. 집과 출퇴근이 그나마 편한 파주지역을 살펴봤다. 망해서 10년 넘게 비어있는 아울렛단지인 지금의 작업실로 이사를 했다. 통유리라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니 느낌이 많이 달랐다.

그래서인지 파주로 옮기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의뢰를 받아 제작한 침대의 제작과정영상이 조회수가 나오며 광고게재조건을 통과했다. 사실 지금도 유튜브수익을 묻는 주변 지인들에게 담뱃값 정도라고 할 정도로 보잘 것 없는 수준이지만 동기부여는 확실히 되고 있다. 언젠가는 나도 좋아하는 거 하면서 돈도 적당히(!) 버는 탑유튜버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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