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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일 Nov 17. 2019

길을 걷다

산티아고 순례길

발칸반도와 산티아고를 두고 저울질하던 게 얼마 전 같은데, 눈을 떠보니 생장 피에르 포트의 숙소 침대 위였다. 최근에는 여러 매체들을 통해 널리 알려져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기는 개뿔, 

당시에는 연예인 누구누구나 방송 무슨 프로때문이 아니라 파올로 코엘료의 베스트셀러인 연금술사 등으로 이미 유명했고 언젠가 그 길을 걷고 싶어하는 개신교/가톨릭 종교인들도 많았다. 내가 알 정도면 이미 뭐.


코엘료는 1986년 산티아고순례길을 걸었고, 이듬해 순례자(The Pilgrimage)를 그 이듬해에는 연금술사를 출간했다. 연금술사의 국내 출간은 2001년에 이르러서였다. 


첫날 숙소에서 받은 루트맵에는 하루하루에 걸어야 할 거리나 고도가 표기되어 있는데 700여 KM를 34일로 나눠 그려져있었다. 단순계산으로는 하루 20여 Km.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순례자들도 있지만 나는 작은 배낭에 간편한 복장으로 에어맥스를 신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목표는 산티아고길을 걷고 바르셀로나까지 국내선으로 이동해서 캄프 누에서 엘클라시코는 아니고 바르샤VS비야레알 전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34일이 아닌 23일에 산티아고에 도착해야 했다. 


첫날 피레네 산맥을 넘는데, 여태껏 못 걸어본 풍광을 끼고 걷기 시작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어느순간 쌔한 느낌이 들어 앞뒤를 둘러보는데 아무도 안보였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당시(2010년?)기준으로 1~2시간 이상 다른 순례자를 보지 못했다면 길을 잘못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에 들어선 이후엔 가리비 표식을 따라 다니면 그럴 일이 잘 없지만 첫날 생장피에르포트 주변은 가능성이 있다. 바로 내가 그런 경우였는데, 조깅을 하던 은퇴한 미국할머니의 도움으로 다시 정상루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첫날 도착 숙소는 론세바스(Roncevaux)인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이미 스페인에 들어선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내용은 추후 추가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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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까미노 데 산티아고)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을 찾진 않는다.그렇게 찾을 만한 곳은 파리나 런던 같은 대도시 혹은 동남아시아 휴양지이지, 가벼운 마음으로 한달 시간을 내어 700킬로미터를 걷는 사람은 없을 테니깐. 순례자 본연의 모습으로 종교적이유로 이곳을 걸은 사람도 있을 테고

자신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고민을 하거나 답을 찾기 위해서와 같이 진지한 이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나 20일 가량 같이 걸었던 폴란드인 친구 후버드(Hubert) 모두 백수상태로 어떤 길이든 찾고 싶어 산티아고를 찾았다. 대학원을 갓 졸업하고 독일집에서부터 걷기 시작한 독일인 형 게라드(Gerrad)도 마찬가지였다. 

산티아고에 도착해 Gerrad와 함께


그래서 찾았을까. 당시엔 확신하긴 힘들었다. 단지 스치듯이 봤을 뿐인 한 장면의 기억은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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