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행복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일상 속의 감사
낙엽 하나가 사선을 그리며 발아래 떨어진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니 작고 벌레 먹은 나뭇잎이지만 내 것 같아 특별해 보인다. 나만 느끼는 작은 행복이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았다. 많이 가져야 삶이 윤택해지는 거라고 믿었고, 행복은 미소 지으며 내게 올 줄 알았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삶은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마치 어렸을 때 가난한 우리 집이 이해되지 않을 때처럼. 내 부모는 부지런한 부자들 못지않게 열심히 일했다. 사시사철 게으른 적 없었고 허리가 휘게 일하는데 왜 우린 항상 그 자리 그대로 가난한 것일까. 실제로 엄마에게 물어본 적도 있었다." 엄마랑 아버지는 매일같이 새벽에 나가서 어두워져서야 집에 오는데 왜 우린 부자가 안 돼?" 정확한 대답은 기억나지 않지만 무슨 말을 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부모가 된 나도 허투루 산 적 없었지만 살림은 제자리였으니까. 내가 노력이 부족했거나, 부자의 삶이란 노력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그 언저리에서 타협을 봤던 것 같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행복하기로 마음먹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부자는 물론 행복하다.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삶의 질도 높아지니 살아가는 여유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부와 행복은 그리 단순한 관계가 아니다. 진정한 행복은 마음속의 감사와 사랑이 있을 때 비롯된다. 답을 찾고 나니 행복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행복은 아침햇살에도 있고, 산책길에도 있고, 일하다 먹는 점심에도 있다. 딸아이와 대화할 때 마주 보는 눈 속에도 행복이 가득 보인다. 숨을 쉬는 공기만큼이나 세상에 차 있다.
둘째 재이가 초등학교 때 지었던 시가 있었다. 제목의 기억은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도 행복에 관련된 것이었을 것이다.
"행복은 따스한 햇볕 아래의 고양이 하품 같은 것이다" 동물을 좋아하던 아이라서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은 이유는 당시에 부와 행복을 좇았던 내가 어린 자식의 생각을 배웠던 강렬한 기억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고양이의 하품처럼 자주, 그리고 별것 아닌 것에 행복은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때 느끼는 행복 또한 크다. 핑계 대지 않고, 미루지 않는 내 모습이 좋을 때, 해야 할 것이 있고 또 그것을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의 행복은 무엇과도 비할 데가 없다. 스스로 정한 약속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지켜내는 내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 이렇듯 부자가 아니어도, 어떤 특별한 순간이 아니어도, 작은 행복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오늘도 일상 속의 작은 감사에서 행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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