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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Oct 17. 2023

암 수술 후의 통증 : 물 한 모금의 행복감


장마철이라 그런지 요즘 비가 자주 온다. 비가 오면 옛 어르신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몸이 여기저기가 아프다. 특히 유방암 수술한 부위의 통증이 심해질 때가 많다.  

   

두 번째와 네 번째 같은 부위를 수술한 자리의 통증이 유독 심하다. 생리 전후나 날씨가 이상할 때, 몸의 변화를 느낄 때,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칼로 후벼파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종종 온다. 몇 분의 고통을 참는 동안 머리부터 발끝까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다.   

  



나는 종종 사우나를 간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 있으면 통증이 줄어든다. 땀이 흐르면서 몸의 노폐물이 빠지나가 개운함도 느끼게 해준다. 이때가 핸드폰 없이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갈수록 약해지는 몸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혀서 따뜻한 사우나나 물속에 5분 이상 있을 수도 없다. 심할 때는 기립성저혈압 증세도 나타난다. 항상 변화하는 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암 환자는 몸의 체온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몸이 찬 경우가 많다. 1도만 높아져도 암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도가 암 환자에게는 엄청난 온도이다.   


여러 치료를 해도 온도를 쉽게 올리기는 어렵다. 특히 발바닥이 차가워 암 환자들 대부분은 여름에도 양말은 신고 다닌다사우나나 찜질로 온몸에 땀이 나도 발바닥은 땀 한 방울 없이 말라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근육을 이완시킨 후, 사우나 찜질을 한다. 땀이 나면서 체내의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 개운함을 느낀다. 거칠어진 얼굴 피부도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동시에 기운이 빠지면서 갈증을 밀려와 시원한 물이 생각한다이때 마시는 물 한 모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행복감을 준다     


평상시에 물을 잘 마시지 않는 나는 '물이 이렇게 달고 맛있었나알칼리로 바꾸어 주는 물통 때문인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갈증 속에 마시는 시원한 물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만족감을 준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찬물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차가운 물은 시원함과 청량감을 주어 목 넘김이 좋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입안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삼키는 것이 좋다. 입안은 시원함을 느끼고 몸속은 입안의 온도로 데워진 미지근한 물을 맞이하게 된다.




흔하고 가장 값싼 물 한 모금으로 세상 다 얻는 듯한 행복을 느낄 수 있듯이행복의 감사함은 매 순간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이 순간이 행복이다. 삶의 작은 순간들을 즐기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사우나 후에 마시는 물 한 모금의 만족감처럼, 우리가 매일 만나는 가족과 함께하는 대화와 식사 시간도 소중한 행복의 시간이다. 행복은 이처럼 매 순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20230723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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