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필터 수업일지 19회 차
2022. 10.19(수) 19회
망했다. 실패는 그 방향이 아니라는 경험이다. 덤벼보고 싶던 대사들. 엄마와 애인과의 사랑을 다루
고 있다. 그래서 다뤄야 할 것이 많았다.
이 세상에서 나를 꺼내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나는 늘 구원자를 바라왔지만 그런 사람은 없다. 오직 나 자신뿐이다. 구원자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내가 날 구원한 이후일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구원할 수도 없다. 옆을 지켜줄 수는 있다.
이번 과제에서 끝나고 나서 깨달은 것은 선례를 나에게서 지우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최 홍도,
박 원도 이미 개성 있고 훌륭한 배우들이 해냈기 때문에 나에게 이미 가이드라인이 있었고 그걸 지
우는 것이 어려웠다. 내가 고현정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어서 5의 감정을 채워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3밖에 안 되는 나 자신을 무대에서 보아야만 했다.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었
다.
잡히는 것이 없을 때 —> 끌어올리는 연기를 하게 된다.
박완 분석 열심히 했는데 왜 왜왜왜 왜 잡히는 게 없었을까. 지금 예상하기로는 엄마와 나 사이의 아픔에 액세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접근하지 못하게 굳게 닫아 놓은 것 같다.
나는 엄마와의 생각안에서는 무감각해진다. 그냥 자극되면 울음이 나올 뿐이다. 레피티션을 할 때 나는 자주 내가 틀리고 상대방이 맞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내가 그냥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부족한 인간.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레피티션 때 진심으로 놀긴 해야 되는데 인식만 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안되면 그냥 계속하는 수밖에. 나를 매번 던지고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머리를 쓰면서. 연습할 때 말고. 분석하면서 가져가야 뭐가 뭔지 알 수 있다.
괜히 원망 어린 마음으로 뱉어보는 말이지만 나는 엄마가 죽고 나면 내 연기가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내가 가장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다. 왜냐면 살아서는 우리가 웃으면서 볼 일이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이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안에는 그런 종류의 감정이 내가 보지 못하게, 한때는 뼈저리게 느꼈지만 굳어서 어딘가로 가버린 그런 감정이 내 안에 있는 것 같다. 내 감정의 그릇은 아주 얇고 쉽게 깨질 것 같다. 그 넓이를 넓히고 싶다. 깊이를 깊게 하고 싶다. 그래서 그런 감정들은 다 품고 연기하고 싶다.
내가 이 사실을 알고 연기했더라면 조금 달랐을까?
다음 오디션 이 대사를 더 파고들거나 아니면 맨 처음에 했던 개인주의자 지영 씨를 만들어보는 게 좋겠다. 연우언니의 참관으로 같이 레피티션을 했다. 쉴 새 없이 상대방의 짚어 내면서 자신이 달라지는 모습에 교본의 예시를 보는 듯했다.
윽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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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본 연극, 영화
낙과 줍기, 신촌극장
썬다운
존말코비치
아네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은 무한한 내 삶의 가능성중에 가장 좋은 버전.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영화.
삶의 커다란 문제와 나의 초라함을 다정함으로 다시 사랑가 득하게 만들어 버리는 영화. 내 삶의 클렌져. 용기를 주고 위로해 주고 다독여주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영화. 하지만 유통기한 세 시간 정도 갔던 듯. 하지만 그 메시지는 내 안에 오래오래 남아있을 것이다. 내 안의 다정함이 없는 부분. 아주 매섭고 무시하고 편견에 가득 차서 바라보는 나는 누구일까. 고집부리는 나는 타협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무엇일까. 공연을 만들고 싶다면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현재 공연 중인 공연을 잘 보고 영화도 잘 보자. 그리고 배우자.
나는 가족을 사랑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고 싶지는 않다.
내 안의 일부는 그것을 원망하고 있다.
나는 기대고 싶은데 기댈 곳이 없다.
나는 기댈 줄 모른다.
나는 오직 나에게 기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나는 외롭다.
먹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는 영화를 만들 것이다.
나의 진액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고전소설을 읽어야겠다.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정서를 확인하고 영화 만들 때 써야지.
<카타리나>, 성수아트홀
좋은 공연과 영화를 보면서 내 방향을 잡아나간다. 임찬민이라는 배우의 인터뷰는 가슴에 참 와닿
는다. 그 연기를 보면서 매혹당했기 때문이다. 나처럼 느린 사람이지만 그 무대는 강력했다. 실패하
고 넘어지면서 계속 나아간다. 지민이의 음악도 따뜻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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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혼란
- 나는 오빠를 인정하지 않는다.
- 나는 연기를 위해 나에게 커다란 상처가 나길 기다린다 : 나를 키운 것은 사랑일까 사랑 때문에 받
았던 아픔일까?
- 나는 왜 나의 아픔을 축소시키고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발에 걸려 넘어져있을까?
매일의 숙제
- 누구보다 소중한 나 사랑해 주기
- 나쁜 습관 고쳐나가기
- 좋은 습관 살리기
- 나의 진심 살피기 매일 방향 잡기
- 좋은 것 보고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