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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랍비 Sep 09. 2024

특수한 멘탈 관리

마음 무너지지 않기!

근래 ‘공황(panic)’이라는 단어를 못 들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나 연예계 뉴스나 인터넷 기사로 더욱 많이 접하는 이 공황의 정식 명칭은 ‘공황장애(Panic disorder)’이다.

‘미국 정신의학 협회(APA)에서 발행한 분류‧진단 절차’인 ‘DSM-5’에서 공황장애는 불안 장애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DSM-5에 의한 공황장애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미국 정신의학 협회에서 출판하는 정신질환 기준 분류에 관한 서적


최소 1번의 ‘공황발작’ 이후 1개월 이상 다음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예기불안: 추가 공황발작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
2. 회피행동: 공황발작을 피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


여기서 공황발작이란 다음 13가지 중 4개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10분 이내에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해야 한다.


1. 심장의 두근거림 또는 심장 박동수의 증가
2. 땀 흘림
3. 떨림 혹은 전율
4. 숨 가쁜 느낌, 숨 막히는 느낌
5. 질식감
6. 흉부 통증이나 가슴 답답함
7. 토할 것 같은 느낌이나 복부의 불쾌함
8. 현기증, 불안정감, 어지럼증
9. 비현실감이나 이인증
10. 자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혹은 미칠 것 같은 두려움
11. 죽음에 대한 두려움
12. 마비 등의 감각 이상
13. 오한 혹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


그렇기에 얼마 전 음주 운전을 하고 뺑소니를 했던 유명 가수가 공황이 와서 그랬다고 거짓말을 했을 때, 나는 그가 거짓말하는 것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위의 13가지 증상 중 한 가지라도 최고조에 달하면 최소 과호흡이고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니 공황발작이 오면 거의 운전을 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황발작이나 공황장애는 무슨 이유로 발생하는 걸까?


그건 바로 불안이다.


모든 인간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며 그에 대한 인식은 무의식 저 언저리에 숨겨놓다가도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DSM-5에는 여러 불안장애에 관한 정의가 있지만, 오늘은 그 불안장애를 다루지 않겠다.


이유도 많고 증상도 다양한 불안.

우리는 이 불안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나는 그나마 많은 준비 없이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고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REBT)’를 그 방법으로 설명하겠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이하 REBT)는 미국의 심리학자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가 수립한 이론이다.

이를 아주 쉽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엘리스는 인간이 가졌던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인해 정서상의 불안과 비극적 행동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주의적 관점과 행동적 요소를 가미하여 인간의 비합리적인 신념 체계를 합리적으로 고쳐 생각하게 하고, 그에 합당한 행동을 하게 하여 점차 정서적 왜곡과 비극적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REBT는 멘탈 관리에 아주 효과적이다.

REBT에 관해 더 자세히 설명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글만 더 재미없어지고 복잡해진다.

그렇기에 REBT에서 사용하는 ABCDE모델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고 다시금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보겠다.


1. A(Antencedents or Activating Event): 상황(선행 자극), 사건

 - A는 비합리적 신념과 불안의 정서를 야기하는 사건이나 자극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나는 친구가 소개해 준 소개팅에서 차였다]

*예시는 예시일 뿐, 나라고 생각하지 말자.(뜨끔)


2. B(Belief): 신념

 - 여기에서 신념은 선행된 사건으로 인한 ‘비합리적 신념’을 의미한다. 예시는 다음과 같다.

[수치심과 모멸감이 느껴진다. 내가 못생겨서 그런 걸까?]


3. C(consequence): 결과

 - 비합리적 신념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부정적인 정서와 행동을 낳는다.

[나같이 생긴 건 밥 먹을 자격도 없어 이제부터 밥을 먹지 않겠다]

*예시가 너무 극단적인가? 그래도, 이해를 위해서 유연하게 넘어가자.


4. D(Dispute): 논박

 - 이는 B에서의 비합리적인 신념에 대해 반박하는 단계이다.

[내가 못생겼다고? 아니야. 그냥 평범해. 게다가 내 몸무게는 지극히 정상인걸. 177에 70kg이면 딱 적당한 몸무게야]


5. E(Effect): 효과

 - 여기서 효과란 비합리적 신념이 합리적으로 바뀌는 걸 말한다.

[내가 못생겨서가 아니야. 우린 서로 대화가 잘 안 통했잖아. 그냥 성격이 안 맞을 수도 있지]


6. F(Feeling): 새로운 긍정적 감정

 - A에서 E까지의 단계를 통해 비합리적 신념으로 생성된 부정적 감정은 이 단계에서 긍정적 감정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듯 지금까지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인한 불안에 대한 대처법을 한 번 알아보았다.

하지만 공황발작까지 한 번 왔을 정도면, 먼저 병원에서 자세한 상담을 받는 걸 추천한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불안이나 우울은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다 있는 빙산의 일각 속에 박혀있는 날카로운 돌멩이일 뿐이다.

우리는 그저 내 안에 있는 불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종이에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러면 그 불안을 써보지도 못할뿐더러,  불안의 비합리적인 신념이 연약하고 볼품없이 드러날 것이다.


<지치면 잠깐 쉬다 가자, 주인아 힘들구나 물 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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