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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랍비 Sep 10. 2024

어쩌다 잡학과식

산으로 간 에세이

쭉 내가 쓴 글을 읽고 있자면 정말 정신이 없다.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대부분 느꼈겠지만, 주제가 통일되지도 않았고 가끔 그로 인한 횡설수설도 많이 한다.

또한 특수교육학에 관해 이야기하다가도 응용행동분석이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5)에 관해 이야기하고 갑자기 요리 이야기로 빠지는 등의 ‘평행우주 이론’급의 통일성을 보이기도 한다.

왜 그런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인생 자체가 워낙 이것저것 다 섞어 놓은 짬뽕이다.

*평행우주 이론: 4차원 공간에는 우리가 사는 환경과 비슷한 평행우주가 무한히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


사실 나는 배우가 꿈이었다.


그렇기에 몇 번의 이름 없는 광고에도 스쳤으며 오디션도 여럿 보러 다녔다.

하지만 곧 이 길이 아님을 알고 좋아하는 요리 쪽으로 길을 돌리고자 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없게도 양식 조리 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떨어지고, 당시 중국에 계셨던 작은 아버님의 일을 도와드릴까 했다.

하지만 T와 J 교수님에게 속아 특수교육지원센터의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되었고 그를 계기로 쭉 특수교사를 해오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일전에 썼던 첫 글에 ‘특수교사가 되기 전의 삶은 모조리 거부당한 느낌’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배우를 꿈꾸던 청년이 요리를 공부하다 갑자기 중국으로 가려하였는데, 그마저도 틀어져 결국 어쩌다 특수교사가 되어버렸다.


하하. 사람 인생이 참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도 나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직업의 다양성을 체험하고 삶의 이모저모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은 2014년도부터 취미로 쓴 글의 퇴비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엷고 넓지만 깊숙이 파지 못하는 잡학이 된 것 같다.

또한 요리를 좋아하는 탓에 늘 과식한다. 이런. 


또한 특수교육학이라는 학문은 일종의 ‘잡학’이다.

특수교육학을 뜯어 놓고 보자면 정확히 무어라고 정의할 수 없다.

장애를 다루기 때문에 생리학을 배우는 것은 기본이요.

신체적 장애로 포함되는 지적장애, 지체장애 등의 종류뿐만 아니라 정신적 장애를 포함하기에 심리학과 정신질환 분류도 배운다.

거기에 교육학은 기본이고 각 국어, 수학, 사회 등의 초등 교과목 교수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장애 아동들의 특수한 행동에 대한 원인과 그를 고칠 수 있는 응용행동분석을 가볍게 배우고 그에 기반하는 긍정적 행동지원(PBS)도 배운다.

*초등 교과는 ‘초등 특수교육학과’에 한해서만 배운다.


이러니 글이 산으로 갈 수밖에. 어휴.

<먹구름처럼 막막한 내 글, 차라리 비라도 시원하게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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