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인천 연안에서 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이 ‘매진 대란’을 겪고 있다.
1천5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운임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정작 섬 주민들은 배를 구경도 못 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아이(i) 바다패스’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정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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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올해 초 도입한 ‘인천 아이(i) 바다패스’는 시민들이 연안 여객선을 대중교통 요금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정책이다.
요금은 인천시민 기준 단돈 1천500원으로, 타 지역민도 최대 7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새로운 관광 수단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올해 1분기(1~3월) 인천시민 여객선 이용자는 8만6천26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며, 타 지역민 이용객은 무려 44.8%(7천533명)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매 사이트에는 ‘전 좌석 매진’ 표시가 이어지고, 특히 백령도와 같은 인기 섬은 주말마다 일찌감치 자리가 동난다.
이용객 수가 늘어나자 섬 지역 상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백령도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70대 업주는 “이전에는 단체 관광객만 겨우 찾아왔는데, 요즘엔 개별 관광객도 많이 들른다”며 매출이 확연히 늘었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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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관광객 증가의 그늘도 짙어졌는데, 여객선 표가 매진되면서 정작 주민들이 제때 섬을 나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백령도에 거주 중인 한 50대 주민은 “특히 주말이나 기상이 안 좋았던 다음 날이면 온라인 예매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매를 확신할 수 없어 병원 예약도 망설여진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최근 주말 기준으로 백령도행 여객선은 오전 8시 30분 출항편이 일찌감치 매진되었으며, 31일 운항편도 일반석은 이미 매진돼 일부 일등석만 남아 있는 상태다.
또한 섬 인프라 문제도 드러났는데, 관광객이 몰리자 수돗물이 부족해 흙물이 나오는 사례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민들은 단순한 운항 좌석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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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문제에 대응해 인천시와 옹진군은 주민 편의를 위한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군민 전용 매표창구를 개설해, 주민들이 별도 대기 없이 표를 살 수 있도록 했다.
고려고속훼리도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등 주요 5개 항로에 총 6척의 여객선을 운항하며, 매 항차마다 주민 전용 좌석 60석을 확보해 현장 발권으로 운영 중이다.
선사 관계자는 “5월은 본래 성수기라 예매 경쟁이 치열한 시기”라며 “하지만 주민은 출항 1시간 전만 도착해도 표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옹진군은 향후 다른 선사들과도 협의해 전 항로에 군민 전용 매표창구를 확대하고, 노쇼와 표 취소 증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불법 임산물 채취 등 관광객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함께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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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천시는 이번 바다패스 정책에 그치지 않고, 해양관광 전반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다롄시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인천-다롄 크루즈 항로를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 2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약 54억 원의 소비 효과를 기대한다”며 “동북아 해양관광 거점도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관광 활성화와 주민 불편 해소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다. 바다패스의 긍정적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