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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Sep 13. 2022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자동차” BMW E30 M3

오늘날의 도로는 유려한 곡선과 복잡한 굴곡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은 투박하더라도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각진 디자인이 목말라진다. 그 시절 올드 카가 모두 비슷해 보인다지만, 저마다의 감성을 듬뿍 담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우리가 좋아했던 자동차, BMW E30 M3에 대해 함께 알아 보도록 하자.


BMW 역사에 남을 E30 M3

E30은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된 BMW 3시리즈의 플랫폼 명칭이다. BMW가 M3 모델을 도입한 최초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E30을 베이스로 한 M3는 현재 전 세계 수많은 BMW 팬덤으로부터 단순 3시리즈를 넘어 BMW 역대 모델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이라 평가받는다.


M3는 1986년 첫 선을 보였다. 1983년 출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W201 190E 모델의 대항마로 BMW가 심기일전 한 모델이기도 하다. DTM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에 참여하려면 5000대의 양산형 자동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호몰로게이션 규정을 지키기 위해 5년의 개발을 거쳐 완성한 모델이다. 이에 따라 BMW 3 시리즈와 공유하는 부품도 도어와 루프가 전부라고 한다.

BMW에 따르면 E30 M3는 폐쇄형 2도어 모델과 스포츠 에볼루션, M3 컨버터블 모델 등을 합쳐 18,000여 대가 판매되었고 최초의 M3가 58,000DM(약 4천만 원)의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되었지만 생산이 마무리될 시점에 시장 가격은 85,000DM(약 6천만 원)이었다고 전해진다.


작지만 강하다

BMW M3의 엔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직렬 4기통이었다. 당시 3 시리즈의 2리터 4기통 엔진을 베이스로 배기량을 2.3리터로 늘리고 4밸브 헤드를 통합한 S14B23 엔진(줄여서 S14 엔진)을 탑재했다. 강력한 흡기를 위해 BMW M1과 M6에서 쓰였던 직렬 6기통 밸브 트레인과 실린더 헤드 설계가 적용되어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었다.


처음 일반 도로용 M3는 최대 6,750rpm에 200 마력의 출력을 발생시켰다. 1,200kg의 가벼운 무게 덕분에 단 6.7초 만에 100km/h에 도달했고, 최고 속도는 235km/h를 기록했다. M3 엔진 성능은 발전을 거듭했다. 1987년 에볼루션 엔진을 장착한 M3 에볼루션(Evolution)은 215마력 및 최대 속도 243km/h였고, 1990년부터 600대 생산된 M3 스포츠 에볼루션(Sport Evolution)은 배기량이 2.5리터로 증가해 238마력을 내며 일반 E30 3 시리즈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로 등극하기도 했다.

레이싱 측면에서도 E30 M3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에서 경쟁자였던 벤츠 190E를 따돌리며 1987년과 1989년에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그룹 A 규정을 따르던 유럽/영국/일본/호주 등 세계 각국의 투어링카 챔피언십, 뉘르부르크링 24시, 스파 24시 등에서 1,500회 이상 우승을 차지해 그 성능을 입증했다.


E30 M3는 DTM에서 정면 대결한 190E 이외에도 포드 시에라 코스워스, 닛산 스카이라인 GT-R R32 등과 함께 그룹 A 투어링카 시대를 대표하는 명 레이싱카로 남아있다. 특히 당시에 터보를 장착한 포드 시에라 vs 자연흡기 E30 M3 라이벌 구도는 명승부를 여러 차례 연출하기도 했다.


Timeless 디자인 언어

E30 M3는 특유의 콤팩트하고 이상적인 비율로 소유욕을 자극한다. 사각, 삼각, 원형이 디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직관적인 인상을 주고, 원초적 미의 기준을 일깨운다. 전체적으로는 박스 형태의 모양과 날카로운 직선이 조화를 이루며 BMW의 상징적인 샤크 노즈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소형 키드니 그릴, 그리고 엔젤 아이의 시초가 되는 쿼드 원형 헤드 램프도 디자인 포인트이다.


E30 M3의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 영역이 아닌 성능을 위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사이드 스커트, 전후방 범퍼, 트렁크 리드, 그리고 리어 스포일러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무게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유리한 50/50 무게 배분을 유지했고, C-필러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타 모델 대비 더 평평하고 넓게 디자인되었다.


E30 M3의 가격과 희소성, 역사, 상징성을 따지면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를 알 수 있는 대목 중 하나가 바로 경매가. 지난 2020년 E30 M3(1988년식)는 ‘Bring a Trailer’ 경매에서 3억 4천여만 원에 낙찰되며 E30 M3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E30 M3는 절대로 ‘올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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