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미친 쇼닥터를 처단하자

알부민 사태를 놓고 보는 추악한 쇼닥터 카르텔

by 날개

현대 한국 사회에서 흰 가운은 더 이상 히포크라테스의 선신(善神)을 상징하지 않는다. 대신 TV 홈쇼핑과 종편의 건강 정보 프로그램 사이를 유령처럼 배회하며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쇼닥터’들의 유니폼으로 전락했다. 최근 알부민을 포함한 각종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열풍의 배후에는 의사라는 전문직 자격을 매개로 한 정교한 소비자 기만극이 자리 잡고 있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필수 단백질이지만, 경구 섭취 시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에 고가의 보충제를 먹는 것은 사실상 조미료인 MSG를 대량 섭취하는 것과 생리학적 실익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전문의라는 이들은 방송에 출연해 이를 ‘생명의 열쇠’인 양 포장하며, 노인과 기저질환자 등 정보 취약계층의 공포심을 자극해 지갑을 열게 만든다. 이는 의학적 조언이 아니라 전문가의 권위를 빌린 고도의 마케팅이자 시청자에 대한 심각하고 중대한 배신이다.


이러한 기만극이 가능한 이유는 방송사와 건기식 업체, 그리고 의사가 결탁한 ‘연계편성’이라는 기형적 수익 모델 때문이다. 방송법 제73조와 방송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교양 프로그램을 가장한 건기식 홍보 방송이 종료되는 시점에 인접 채널의 홈쇼핑에서 동일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이미 일상화되었다. 방송사는 업체로부터 거액의 협찬금을 받아 제작비를 충당하고, 업체는 의사의 입을 빌려 제품의 신뢰도를 단번에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는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자본의 선동가 역할을 자처한다. 2026년 현재까지도 이러한 연계편성에 대한 방통위의 제재는 방송법 제75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 수준에 그치고 있어, 천문학적인 광고 수익에 비하면 ‘껌값’에 불과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쇼닥터들의 윤리적 타락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의료계 전체의 신뢰 자본을 고갈시키는 암적인 존재다. 의사 면허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부여한 독점적 권한이지, 이를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사익을 취하라는 면죄부가 아니다. 돈에 눈이 먼 일부 의사들은 의과학적 사실(Evidence-based Medicine)보다 광고주의 가이드라인을 우선시하며, 이는 명백한 의료법 제66조 제1항의 ‘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들을 제명하거나 징계할 실질적인 강제권이 없다는 핑계로 수수방관해 왔으며, 오히려 내부 카르텔을 보호하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문가 집단의 자정 능력이 상실된 지점에서 국민의 건강권은 시장의 논리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규제 당국인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방송통신위원회의 무능과 유착 의혹 또한 심각한 지점이다. 퇴직 공무원들이 건기식 업체의 고문이나 대형 로펌의 위원으로 재취업하는 ‘회전문 인사’는 규제의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다. 현행 건강기능식품법 제18조(허위·과대·비방 표시·광고의 금지)는 엄격한 조문을 갖추고 있는 듯 보이나, 실제 적용 단계에서는 ‘의학적 효능’과 ‘일반적 건강 정보’ 사이의 교묘한 법적 틈새를 이용하는 쇼닥터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 관계 당국이 부처 간 칸막이 행정을 이유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노인들은 텔레비전 속 의사의 감언이설에 속아 상당한 목돈을 불필요한 보조제 구입에 탕진하고 있다.


이 추악한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행정처분 수준을 넘어서는 특단의 법적 결단이 요구된다. 우선, 방송에서 의학적 근거 없이 특정 성분이나 제품을 홍보하여 영리적 이득을 취한 의사에 대해서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면허 즉시 박탈’ 조치를 명문화해야 한다. 의료인의 신뢰를 자본화한 죄질은 일반 사기죄보다 무거워야 하며, 불법 광고 행위와 건강상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하여 형사처벌과 함께 징역형을 병과해야 한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여 기망 행위로 얻은 매출액의 최소 5배 이상을 환수하고, 이를 피해 구제 기금으로 활용하는 경제적 단죄가 병행되어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연계편성 금지법’의 강제성을 높여, 건기식 협찬 방송 전후 일정 시간 내에는 관련 제품의 홈쇼핑 판매를 원천 금지해야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단순 ‘주의’나 ‘경고’가 아니라 해당 방송사의 재허가 취소에 이를 정도의 강력한 벌점을 부여해야 하며, 협찬금의 세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식약처는 건기식의 기능성 인증 단계를 더욱 엄격히 하고, 의사가 광고 모델로 출연할 경우 해당 제품의 부작용과 한계점을 반드시 동일한 비중으로 고지하도록 강제하는 ‘전문가 광고 실명제 및 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


결국 이 사태의 본질은 돈이라는 우상 앞에 무릎 꿇은 이른바 '지식인'의 타락과 그 타락을 수익 모델로 삼은 더러운 자본의 결탁이다. 의사를 ‘의새’라고 비하하며 불신하는 사회적 기류는 이들 쇼닥터가 자초한 결과다. 건강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을 약탈의 대상으로 삼는 행태는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다. 법적·제도적 규제는 더 이상 미온적일 수 없다. 카르텔의 단단한 껍데기를 깨부수고, 전문가의 언어가 자본의 흉기가 되지 않도록 엄격한 법의 심판대를 세우는 것만이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다. 돈에 미친 쇼닥터들에게 면허 박탈이라는 준엄한 경종을 울려야 할 때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처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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