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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동경하는 어른들을 위한 음악 슈만<어린이 정경>





동심을 동경하는 어른들을 위한 음악 슈만 <어린이 정경>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 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빨리 어른이 되었다. 정작 바라던 어른이 된 지금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무엇이든 손으로 맛보고 입으로 만지던 시절, 순순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본다.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때 어린 시절의 회상은 큰 위로가 되어 준다. 어린 날의 동심을 동경하고 기억하는 어른들을 위한 음악을 선곡해 본다. 어른들에 대한 위로의 음악 슈만의 <어린이 정경>이다. 


슈만이 <어린이 정경>을 작곡할 당시 아내가 될 클라라와 사랑에 빠져 한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시기였다. 클라라의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은 불꽃처럼 타올랐다. 슈만과 클라라는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클라라가 슈만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은 어린 애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라고 했다. 슈만은 클라라의 말에 영감을 받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어린이 정경>을 작곡하게 되었다. <어린이 정경>이라고 하면 어린이를 위한 동심을 표현한 곡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어린 날의 동심을 동경하고 기억하는 어른들을 위한 곡이다. 


<어린이 정경>은 슈만이 1838년, 28세에 작곡했다. 최초 30곡을 작곡하였고, 13곡을 골라 소품들을 하나로 모은 피아노 독주곡이다. 모두 제목을 붙여 놓은 표제음악이다. 1번 <미지의 나라들>를 시작으로 2번 <신기한 이야기> 3번 <술래잡기> 4번 <보채는 어린이> 5번 <만족> 6번 <큰 사건> 7번 <트로이메라이> 8번 <난롯가에서> 9번 <목마의 기사> 10번 <약이 올라서> 11번 <거짓말> 12번 <어린이는 잠들다> 13번 <시인의 이야기>까지 이다. 표제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천진난만한 어린이 세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교를 없애고 어린이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선율로 작곡되었다. 


총 13곡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이 7번째 곡 ‘트로이메라이’이다. ‘트로이메라이Träumerei’는 독일어로 꿈, 몽상의 뜻을 가지고 있다. 서정적 선율로 연주되는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이 든다. 이곡의 최고연주자는 세계최고의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이다. 1986년, 그의 나이 82세에 고국 모스크바에서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했다. 미국으로 망명 이후 61년 만이었다. 당시 차이콥스키 음악원 대강당 그의 연주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1800석은 일제 만석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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