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익숙해지는 삶은 없어

by 이상수

살아오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다음 생을 기약해야지'라고

많이들 말하잖아

근데 지금이 그다음 생,

두 번째 삶일지 모르잖아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십 년을 열 번도 못 사는 인생동안

똑같은 실수를 몇 번씩 하고,

같은 후회도 몇 번씩 되풀이하고 살아왔잖아


어떤 삶을 몇 번을 살아도

익숙해지지는 않을 거야

근데 고양이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애쓰며

후회하는 일은 안 하더라

오히려 지친 사람에게

사랑과 위로를 줄 때가 더 많더라


생각해 봤어, 왜 그런지

고양이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면

상처받는 일도 적을 거고,

이해하고 넘어갈 일도 생길 거야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거 손해 보는 일만은 아니야

귀를 기울이면 좀 더 색다른

세상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