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제이슨

by 찬란


“간절히 바란다고 선명해지지 않아 제이슨”


나는 나의 경험을 빌어 말했다.


제이슨은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실연의 아픔을 함께 겪은 친구이다. 서로 울고 불고 질질 짜며 막걸리도 한 잔 했을 뿐만 아니라 둘 중 하나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괜찮을 때 나서서 토닥토닥 다독거려 주기도, 기분전환 겸 드라이브를 같이 가거나, 이열치열이라 했던가 궁상맞게 보일 진 몰라도 일부러 슬픈 영화를 기어코 보러 가 부둥켜 엉엉 울기도 했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주는 각별한 사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내가 먼저 괜찮아졌다는 이유로 조언이랍시고 건넨 한마디가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창피하달까 괜히 머쓱해진다.


덧붙이자면,


제이슨은 내 감정이 오르내림을 반복할 때 종종 보는 친구이며, 아주아주 가끔이지만 미치광이로 변해버리는 광기가 있는 꽤나 무서운 친구이며, 내 마음속 아주 딥한 곳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혼자 있어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런 뻘글을 쓸 정도로 내 정신상태가 되돌아왔다니,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호조다 호조.


앞으로도,


기가막힌 글을 쓰자

기진맥진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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