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F

by 찬란

누군가

크기를 가늠하고

깊이를 측량했다면

도중에 포기했으리라


슬픔은 그렇게

헤아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내 징징거림에 있어 분명한 건

누군가 헤아려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바보 같은 거 아는데 알면서도 바보같이

내 스스로 그 속에서 헤엄치려는 것일지도,

그리 슬퍼하기를 자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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