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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노키오 Nov 04. 2022

(동시) 사랑 참 어이없다

겨울은 길어.

기차처럼 길어.

추워서 더 길어.     


나는 지금 이불속

따뜻하게 구겨진 이불과 한통속     


발꿈치가 가려워

이불에다 문질문질

긁는 중     


겨울엔 게으른 게 최고야.

이불속에서는 내가 왕이지.     


슬슬 먼지 쌓인 책처럼

잠이나 자 볼까.

낮잠 귀신이 눈까풀을 잡아당기네.     


그런데 이 기분 뭐지?

이현주가 보는 것 같아서

말똥말똥해지는 이 찝찝함     


사랑 참 어이없다.     


이불 왕국에서 나와야 해?

그런 거야, 사랑은

왕관까지 포기해야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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