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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둥파파 Aug 06. 2022

마당 있는 전원주택 직접 지을 수 있을까?

평범한 생물교사가 직접 지은 목조주택 건축 일기#1. 직영공사를 선택하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꿈꿀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2019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신의 방과 마스크라는 답답한 공간에 갇혀 생활하는 아이들을 모습을 보며 늘 마당이 있는 집을 원해 왔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고 마스크를 벗고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평소 전원생활을 꿈꾸어왔던 터라 적절한 타이밍이라 생각했다. SSG 배달과 스세권을 좋아하던 아내는 편한 아파트 생활을 버리고 시골로 내려갈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몇 일간의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고 '큰아이 초등학교 6년만 살아보기로 하자'라는 아내의 답변이 돌아왔다. 물론 아내는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직영공사를 선택하다.


 아내와 자주 드라이브하는 곳으로 서울 근교에 살고 싶은 OO동네를 찾았다. 이제 살 집을 구해야 한다. 주변에서 전원생활의 시작은 전세 생활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추전을 해주었다. 전원생활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고 인근에 있는 다른 집으로 이사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이사할 때 지불하는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에 딱 맞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내가 이사할 지역은 인기가 많은 동네라 전세 매물 또한 귀했다. 그러면 지어진 집을 살까? 역시 마찬가지였다. 집안의 구조, 위치 등 우리가 원하는 집을 찾기 어려웠고 마음에 들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선택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선택지는 내가 집을 짓는 것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의 상승, 금리 인상 등 집을 짓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여러 시공사에 견적을 의뢰해보았지만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이라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시공비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전원주택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가? 기로에 서있었다. 어디에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지만 건축에 대해서 전혀 모른 내가 한참 고민 끝에 직영공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자재 스펙을 낮추지 않고 설계 도면대로 내가 원하는 집을 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직영공사를 통해서 건축비를 아끼는 방법밖에 없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다. 더군다나 시공업자에 맡기지 않고 모든 공정을 건축주가 직접 진행하는 직영공사를 한다고 하니 모두 말리고 걱정을 하였다. 자료를 조사하던 중 직영공사 시공을 잘 못하면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 주변의 우려 속에서 3개월간의 강행군을 진행하였고 결국 마당이 있는 집을 갖게 되었다. 

 토지, 허가절차, 설계, 토목공사, 지하수 파기, 건축의 전 공정을 관리, 감독하고 필요한 자재를 비교 견적하고 기술자를 섭외한 후 도급계약을 하는 등 건축 전 과정에 관여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건축비를 아끼는 과정에서 직접 시공에 참여한 공정도 있어 나에게는 의미가 남달랐다.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저희 집을 소개합니다.>

마당에서 보는 아침 풍경

 직영공사 시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그리고 항상 성공할 수만은 없다. 집은 사람이 짓는 것이라 누굴(기술자) 만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변수가 항상 존재한다. 이는 전문 시공업자에 맡겨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직영공사 시 가장 큰 장점은 건축주가 좋은 자재를 직접 구매하고 건축현장에 사용할 수 있으며 전 공정별 건축비를 아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다시 집을 짓는다 해도 동일하게 직영공사를 통해 집을 지을 것이다.

다음 글에는 공정별 직영공사 세부 내용과 초보 건축주가 직영공사 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과 공정별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을 정리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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