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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서재 (45)

말로 꺼내는 머음

by seungbum lee

“소연 씨, 강연 자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요?”
문화센터 담당자가 책방을 찾아왔다.


소연은 노트북을 펼쳐 보여주며 말했다.
“제가 걸어온 시간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책방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문장들이 사람들에게 닿았는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진심이 그대로 전해질 거예요.
말보다 마음이 먼저 들리는 사람이니까요.”

그날, 소연은 책방 창가에 앉아
강연에서 읽을 문장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래된 노트를 펼쳐
가장 처음 적었던 글귀를 꺼냈다.



“조용한 공간이, 누군가의 마음을 살린다는 걸 나는 이 책방에서 처음 알았다.”


준혁은 그녀 옆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그 문장… 나도 참 좋아해요. 그게 우리 시작이었잖아요.”
​소연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연이 끝나면, 우리 이야기도 조금 더 멀리 닿을 수 있을까?”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멀리 닿아도 괜찮아. 우리는 여기서, 서로의 마음을 지키고 있으니까.”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말로 꺼내는 마음 속에서 서로를 다시 확인했고, 그 마음은 세상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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