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67)

다시그자리에

by 이 범

“소연 씨, 잘 다녀오셨어요?”

책방 문을 열자, 준혁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소연은 짐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책방은 그대로였지만,

어딘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책방이…

내가 없는 사이에도 숨 쉬고 있었네요.”

소연은 창가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네가 남긴 문장들이

사람들을 계속 머물게 했어요.

그리고… 나도.”


그날, 책방엔 익숙한 손님들이 다시 찾아왔다.

“소연 님 돌아오셨다니 반가워요.”

“책방이 더 따뜻해진 것 같아요.”


소연은 그 말들 속에서

자신이 만든 공간의 의미를 다시 느꼈다.



저녁이 되어 책방이 조용해지자,

준혁은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엔 북페어 일정표와

소연의 사진이 담긴 기사 스크랩이 있었다.



“이거…?”

소연이 놀란 듯 물었다.

준혁은 조용히 말했다.

“네가 없는 동안,

책방을 지키면서

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다시 느꼈어요.”


소연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준혁아,

내가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책방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 때문이기도 했어.”


밖은 가을의 밤공기가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시 그 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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