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그자리에
“소연 씨, 잘 다녀오셨어요?”
책방 문을 열자, 준혁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소연은 짐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책방은 그대로였지만,
어딘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책방이…
내가 없는 사이에도 숨 쉬고 있었네요.”
소연은 창가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네가 남긴 문장들이
사람들을 계속 머물게 했어요.
그리고… 나도.”
그날, 책방엔 익숙한 손님들이 다시 찾아왔다.
“소연 님 돌아오셨다니 반가워요.”
“책방이 더 따뜻해진 것 같아요.”
소연은 그 말들 속에서
자신이 만든 공간의 의미를 다시 느꼈다.
저녁이 되어 책방이 조용해지자,
준혁은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엔 북페어 일정표와
소연의 사진이 담긴 기사 스크랩이 있었다.
“이거…?”
소연이 놀란 듯 물었다.
준혁은 조용히 말했다.
“네가 없는 동안,
책방을 지키면서
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다시 느꼈어요.”
소연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준혁아,
내가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책방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 때문이기도 했어.”
밖은 가을의 밤공기가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시 그 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