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던지고픈 질문하나 (10)

온기와 냉기사이

by 이 범

8가을이 익어가던 十月의 어느 오후, 서준은 대학로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낡은 카페 '시간의 틈'을 발견했다.


The door creaked open with a sound like memory itself,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처음으로 그녀를 보았다.

"어서 오세요."

유진의 목소리는 따뜻한 증기처럼 공간을 채웠다.




그녀는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시간을 빚어내는 도예가 같았다. 서준은 말없이 카운터 앞에 섰고, 메뉴판을 보는 척하며 그녀의 손길을 훔쳐보았다.




"뭘 드릴까요?"

"아메리카노요. 뜨거운 걸로."

The steam rose between them like an invisible bridge, 그리고 그 순간 서준은 알았다. 이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유진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커피를 내렸다. "이 계절에는 다들 아이스를 찾는데, 드물게 따뜻한 걸 주문하시네요." 그녀의 말에는 호기심이 묻어 있었다.

"저는... 온기가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서준이 대답했다.




컵을 건네받은 서준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The warmth of the cup seeped into his palms like a forgotten kindness, 그리고 첫 모금을 마시는 순간, 그는 이 카페가, 이 커피가, 그리고 이 여자가 자신의 삶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그날 이후 서준은 매일 그 카페를 찾았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자리, 같은 주문. "뜨거운 아메리카노요." 그것은 하나의 의식이 되었고, 유진과의 대화는 조금씩 길어졌다.

"왜 항상 뜨거운 커피만 마시세요?" 어느 날 유진이 물었다.




"Cold coffee feels like giving up on warmth, " 서준이 대답했다. "뜨거운 커피는... 희망 같은 거예요. 식어가더라도, 처음의 온기를 기억하게 하니까요."

유진은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상처가 있었다. 아물지 않은, 아직도 따뜻함을 갈구하는 상처.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예전에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十二月, 서준은 용기를 내어 유진에게 물었다. "언제 일이 끝나세요? 같이 저녁이라도..."

"오늘은 안 돼요." 유진이 미소 지으며 거절했다. "하지만 내일 오후는 괜찮아요."




The next day arrived wrapped in frost and anticipation, 서준은 평소보다 일찍 카페에 도착했다. 유진은 앞치마를 벗으며 나왔고, 그들은 한강 쪽으로 걸었다.





"사실은 말이에요, " 유진이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입을 열었다. "저도 항상 뜨거운 커피만 마셨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차가운 커피를 마시게 됐죠."

"언제부터요?"

"사랑이 식어버린 걸 깨달은 순간부터요."




서준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The winter light caught in her eyes like trapped tears, 그리고 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진에게는 약혼자가 있었다. 3년을 함께한, 결혼을 약속한 남자. 그들은 항상 함께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 추운 겨울날, 두 손으로 컵을 감싸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그런데 어느 날 그 사람이 말했어요. '요즘 아이스커피가 더 좋더라.' 그렇게 사소하게 시작됐죠. 온도의 변화가."

The cold in her voice was colder than winter itself, 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참았다.





"처음엔 무심코 넘겼어요. 계절이 바뀌면 다시 따뜻한 걸 마시겠지, 하고요. 하지만 겨울이 와도, 눈이 내려도, 그 사람은 차가운 커피만 마셨어요. 우리의 대화도 식었고, 손길도 식었고, 결국 사랑도 식었죠."

"그래서 이별했나요?"

"아니요." 유진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 사람이 떠났어요. 더 차가운 사람에게로."

서준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He understood now why she served coffee with such care, 각각의 컵이 누군가에게는 온기의 마지막 보루일 수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 후로 저도 차가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Punishment, maybe. Or acceptance." 유진이 말했다. "뜨거운 것은 언젠가 식는다는 걸 인정하는 거죠. 그럼 차라리 처음부터 차갑게 시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 서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차가운 건 더 따뜻해질 수 없잖아요."

The words hung between them like a question mark, 유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새해가 밝았다. 서준과 유진은 자주 만났지만,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었다. 온기와 냉기 사이의 선.

어느 토요일 오후, 카페는 한산했다. 서준이 들어서자 유진이 말했다. "오늘은 제가 당신에게 커피를 내려드릴게요. 특별한 걸로."

그녀는 두 잔의 커피를 준비했다. 하나는 뜨겁게, 하나는 차갑게. And she placed both before him, 그리고 말했다.

"한번 마셔보세요. 둘 다."

서준은 먼저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 The heat bloomed in his chest like spring, 익숙한 온기, 위안의 온기. 그리고 차가운 커피를 마셨다. The cold was sharp, clear, unforgiving, 하지만 동시에 정직했다.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 정직함.

"어때요?" 유진이 물었다.

"둘 다... 커피네요." 서준이 대답했다.

"맞아요. 둘 다 커피예요. 온도가 다를 뿐이죠." 유진이 자신의 컵을 들었다. 차가운 아메리카노. "저는 그동안 온도가 전부인 줄 알았어요. 뜨거우면 사랑이고, 차가우면 사랑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녀는 말을 멈췄다. 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The warmth of his hand on hers was a revolution, 유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유진 씨, " 서준이 말했다. "뜨거운 커피가 식는 건 당연해요. 그게 자연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그게 사랑의 법칙은 아니에요."

"그럼 뭐가 사랑의 법칙이에요?"

"다시 데우는 거요." The simplicity of the answer was its power, "식으면 다시 데우고, 또 식으면 또 데우고. 그게 사랑 아닐까요? 온기를 유지하려는 노력."

유진은 울었다. 오랫동안 꽁꽁 얼어붙어 있던 무언가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저는 무서웠어요. 다시 뜨거워지는 게. 또 식을까 봐. 또 버림받을까 봐."

"식어도 괜찮아요. 제가 다시 데워드릴게요. 몇 번이고."

Spring came early that year, 혹은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桜꽃이 피던 四月, 유진은 처음으로 카페에서 뜨거운 커피를 주문했다. 자기 자신을 위해.

"뜨거운 라테 하나요." 그녀가 동료에게 말했다. 서준은 옆에서 미소 지었다.




그들은 카페 밖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두 손에 각각 따뜻한 컵을 들고, 봄바람을 맞으며.

"있잖아요, " 유진이 말했다. "깨달은 게 있어요."

"뭔데요?"

"Hot coffee and cold coffee aren't opposites, " 그녀가 말했다. "They're different expressions of the same thing. 커피는 커피예요. 사랑도 마찬가지죠. 뜨겁든 차갑든, 그게 사랑의 본질을 바꾸는 건 아니에요."

"그럼 뭐가 본질이에요?"

"함께 마시는 거요." 유진이 서준을 바라보았다. "온도는 변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함께 있으면, 어떤 온도든 견딜 수 있죠."





서준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The truth of it settled in his heart like warmth, 그리고 그는 알았다. 그들의 사랑은 온도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름이 왔고, 유진은 이제 상황에 따라 뜨거운 커피도, 차가운 커피도 마셨다. 더운 날엔 시원한 아이스커피로 더위를 식히고, 추운 날엔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였다. 하지만 어떤 커피를 마시든, 옆에는 항상 서준이 있었다.

"저 말이에요, " 어느 겨울 저녁, 유진이 말했다. 그들은 다시 한강가를 걸었고, 눈이 내리고 있었다




. "예전 약혼자가 차가운 커피를 마신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아요."

"왜요?"

"그 사람은 온기가 필요 없었던 거예요. 혼자서도 충분히 따뜻했으니까. 아니면 반대로, 너무 차가워서 온기를 느낄 수 없었거나."

"그럼 저는요?" 서준이 물었다.

The snow fell on her smile like blessings, 유진이 대답했다. "당신은... 온기를 나누는 사람이에요. 혼자 품고 있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

그들은 카페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따뜻한 공기가 그들을 감싸 안았다. 유진은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 섰고, 서준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뭘 마실래요?" 유진이 물었다.

"당신이 만드는 거라면 뭐든지요. 뜨거워도, 차가워도."

Because love, they had learned, was not about temperature, 사랑은 온도가 아니라 존재에 관한 것이었다. 함께 있음, 함께 나눔, 함께 변화함에 관한 것.

유진은 두 잔의 커피를 내렸다. 하나는 뜨겁게, 하나는 차갑게. 그리고 그들은 마주 앉아 커피를 나눠 마셨다. 뜨거운 것도, 차가운 것도, 모두가 그들의 것이었다.

밤이 깊어갔다. 카페의 불빛은 눈 내리는 거리를 비췄고, 안에서는 두 연인이 커피를 마시며 웃고 있었다. The world outside was cold, but inside there was warmth, 그리고 그 온기는 온도계로 잴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사랑은 그렇다. 뜨겁게 시작되어 식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온기다. 때로는 뜨겁고, 때로는 미지근하고, 때로는 차갑기도 하지만, 그 모든 온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Together, 함께 있음.




그리고 그것이 온커피와 냉커피의 진짜 차이였다. 온도가 아니라, 그것을 누구와 마시느냐.

눈은 계속 내렸고, 커피는 계속 내려졌고, 사랑은 계속되었다. 뜨겁게, 차갑게, 그리고 영원히.


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