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24)

확장이라는 이름의 용기

by 이 범

"확장이라는 이름의 용기"

“소연 님, 혹시 이 공간을
정기적인 커뮤니티 서재로 운영해볼 생각 있으세요?”
문화재단 관계자의 제안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했다.
책방은 이미 사람들의 마음을 품는 공간이 되었고,
이제는 그 품을 더 넓히자는 제안이었다.

소연은 창가에 앉아
그 말을 곱씹었다.
책방은 그녀의 글의 뿌리였고,
준혁과 함께 지켜온 삶의 일부였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이 공간이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는 건
분명 아름다운 일이야.
하지만…
그만큼 우리 마음도 더 단단해져야 할 거야.”

그날,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제안서를 함께 읽었다.
창밖엔 가을빛이 깊어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첼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확장이라는 이름의 용기는
> 지켜야 할 마음을 더 단단히 껴안는 일이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나는…
이 공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 중심엔
당신과 내가 있어야 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넓혀가요.
책방은 우리 마음의 집이니까.”

그날, 두 사람은
확장이라는 이름의 용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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