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30)

제인의 문 잎에서

by 이 범

제안의 문 앞에서

“소연 님, 혹시 책방을 소개하는 인터뷰…
해보실 생각 있으세요?”
지역 잡지사 기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요즘 이곳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고 있어서요.
작가님과 공간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싶어요.”

소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책방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글과 공간이 더 넓은 세상에 닿을 준비가 되었는지 고민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이 공간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건
분명 좋은 일이야.
하지만…
그만큼 우리 마음도 더 단단해져야 할 거야.”

그날,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제안서를 함께 읽었다.
창밖엔 가을빛이 깊어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첼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제안의 문 앞에서 내가 지켜야 할 마음을 다시 꺼내본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나는…
이 공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 중심엔
당신과 내가 있어야 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넓혀가요.
책방은 우리 마음의 집이니까.”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제안의 문 앞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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