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37)

퍼져가는 이야기

by 이 범

"퍼져가는 이야기"

“소연 님, 이 글… 정말 인상 깊었어요.”
지역 문학 커뮤니티에서 연락이 왔다.
청년의 글이 책방 SNS에 소개된 이후,
작은 출판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이 책방에서 태어난 글들을 모아
소규모 문집으로 엮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제안은 조심스럽지만 따뜻했다.

소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책방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글과 공간이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고민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이 공간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었다면
그 글들이 밖으로 퍼져나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몰라.”

그날,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제안서를 함께 읽었다.
창밖엔 가을빛이 깊어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퍼져가는 이야기는 마음이 머문 자리를 기억하게 한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나는…
이 공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 중심엔
당신과 내가 있어야 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넓혀가요.
책방은 우리 마음의 집이니까.”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퍼져가는 이야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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