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78)

지켜야 할 울림

by 이 범

"지켜야 할 울림"

“소연 님,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문집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책방을 배경으로 한 에세이 시리즈를 제안하고 싶대요.”

소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책방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에서 그녀는
공간이 외부에 비춰질 때의 떨림을 느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야.
하지만…
지켜야 할 것도 있지.”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고요했다.
두 사람은 창가에 앉아
제안서를 함께 읽었다.
그 안엔 따뜻한 문장과
조심스러운 기대가 담겨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지켜야 할 울림은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사람을 흔든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자라난다는 건
우리가 품은 마음이 더 넓게 퍼진다는 뜻 같아요.
조금은 두렵지만…
당신이 있어서 괜찮아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지켜온 온기를 잊지 않는다면
어디든 책방이 될 수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지켜야 할 울림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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