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자리
"마음이 머무는 자리"
책방 안엔 조용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첫 글쓰기 모임.
소연은 준비한 노트를 꺼내며 참가자들을 바라보았다.
학생, 퇴직자, 작가 지망생, 그리고 낯선 눈빛을 가진 한 중년 남성까지.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이 공간에 모였다.
“오늘은 마음속에 오래 머물던 문장을
조금씩 꺼내보는 시간이에요.”
소연의 말에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노트를 펼쳤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들의 표정을 지켜보았다.
그 눈빛엔 설렘, 망설임, 그리고 조용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한 참가자가 말했다.
“글을 쓰는 건 처음이에요.
하지만 이 공간이…
말을 꺼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요.”
소연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이…
책방이 존재하는 이유 같아요.”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햇살은 부드럽게 창을 타고 흘렀고,
책장 사이엔 조용한 문장들이 피어났다.
모임이 끝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한 문장을 적었다.
> “마음이 머무는 자리는
> 말보다 먼저, 온기를 품는다.”
준혁은 그녀 옆에 앉아 말했다.
“소연아,
오늘 책방은 정말 살아 있었어.
사람들이 글을 쓰는 모습이…
마치 숨을 쉬는 것 같았어.”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는 정말,
책방이 우리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가 머무는 자리 같아요.”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마음이 머무는 자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