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26)

함께 짓는 자리"

by 이 범

"함께 짓는 자리"

“소연 씨, 이쪽은 제가 도와드릴게요.”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던 청년이
책방 확장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를 제안했다.
그의 손엔 낡은 공구가 들려 있었고,
눈빛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소연은 놀란 듯 웃으며 말했다.
“정말요?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게…
생각보다 더 따뜻하네요.”

준혁은 벽면을 정리하며 말했다.
“사람들이 책방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여긴다는 게
참 신기하고 고마워요.”

그날, 책방은 평소와 달랐다.
책들이 잠시 박스에 옮겨졌고,
벽엔 새로운 선반이 들어설 자리가 표시되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함께 짓는 자리는
> 마음이 닿는 속도로 완성된다.”

저녁이 되어 작업이 마무리되자,
세 사람은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를 나눴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이 공간이 점점 더 많은 사람의 손길로
완성되어 가는 걸 보니까…
우리의 이야기도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책방이 자라나는 만큼
우리도 자라고 있어.
그게 참… 기분 좋아.”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함께 짓는 자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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