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53)

리허설의 온기

by 이 범

"리허설의 온기"

“소연 님, 리허설 순서 이대로 괜찮을까요?”
청년은 낭독회 순서를 적은 종이를 내밀었다.
참가자들은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고,
책방은 조용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첫 리허설은 젊은 여성 참가자였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 “그날, 나는 말하지 못한 마음을
> 종이에 꺼내 적었다.
> 그리고 그 종이가
> 나를 대신해 울었다.”

소연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숨을 고르며 노트를 펼쳤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풍경을 지켜보았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말이 공간을 채우고,
그 말 속에 담긴 감정들이
사람들 사이를 조용히 이어주었다.

소연은 한 문장을 적었다.

> “리허설의 온기는
> 준비보다 먼저 마음을 움직인다.”

저녁이 되어 리허설이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오늘은 책방이
사람들의 마음을 꺼내는 자리였어요.
그게 참… 아름다웠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마음들이
이 공간을 더 깊게 만들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리허설의 온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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