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58)

울림이 남긴 자리

by 이 범

"울림이 남긴 자리"

“소연 님, 이 글…
낭독회에서 꼭 읽고 싶어요.”
중년 작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의 손에는 오래된 노트가 있었고,
그 안엔 세월을 품은 문장들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소연은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글은…
시간을 지나도 마음을 흔들 수 있어요.
책방이 그런 이야기를 품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네요.”

낭독회가 시작되자,
중년 작가는 조용히 마이크 앞에 섰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그 안엔 깊은 울림이 담겨 있었다.

> “나는 오래된 기억을 꺼내
> 다시 살아보려 한다.
> 그 기억 속엔
> 아직 끝나지 않은 마음이 있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들었다.
그 문장은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고,
책방은 그 울림으로 가득 찼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풍경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엔 조용한 감동과
소연을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울림이 남긴 자리는
> 마음이 다시 피어나는 곳이다.”

저녁이 되어 낭독회가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오늘은 책방이
시간을 품은 자리였어요.
그분의 글이…
우리 마음까지 흔들었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책방은 이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공간이 되었어.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울림이 남긴 자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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