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79)

기록이 되는 마음

by 이 범

"기록이 되는 마음"

“소연 님, 출판사에서 계약서 보내왔어요.”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첫 에세이는 책방의 시작과 철학을 담아달라고 했어요.

소연 님과 준혁 님의 이야기가 중심이 될 거라고…”


소연은 잠시 노트를 바라보았다.

그 안엔 지난 계절의 문장들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준혁아,

이제 우리가 꺼낸 마음이

기록으로 남게 됐어요.

조금은 떨리지만…

책방이 품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닿게 할 수 있다는 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지켜온 마음이

글이 되어 퍼진다면

그건 또 하나의 책방이 생기는 거야.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고요했다.

소연은 창가에 앉아

첫 에세이의 첫 문장을 써 내려갔다.


> “이 공간은

> 마음이 머무는 속도로 자라났다.

> 그리고 그 자람은

> 사람을 이어주는 울림이 되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덧붙였다.


> “기록이 되는 마음은

>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온기를 품는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두 사람은 창가에 나란히 앉아

책방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새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기록이 되는 마음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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