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17)

정치와의 관계

by 이 범

산갑이는 젖은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온몸이 물에 젖어 있고, 옷은 진흙투성이었으며, 얼굴에는 절망과 충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어머, 산갑아! 이게 무슨 일이니?" 지영이 아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달려왔다.산갑이는 어머니를 보자 참고 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울음소리는 내지 않고, 그저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산갑아, 무슨 일이 있었니? 다친 곳은 없니?" 지영이 아들을 꼭 안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머니..." 산갑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수지에서... 갑자기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나서..."지영은 아들의 젖은 옷을 벗겨주며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다. 산갑이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는 것을 보고 더욱 걱정이 되었다.

"천천히 말해보렴. 무슨 일이 있었는지..."산갑이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물에... 물에 빠졌어요. 그런데 정치가..."말이 막혔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가장 믿었던 친구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정치가 어떻게 했다는 거니?""정치가... 정치가 저를 버리고 혼자 도망갔어요." 산갑이의 목소리가 더욱 작아졌다. "제가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었는데... 정치는 무서워서..."지영은 아들의 말을 듣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아이의 상처가 단순히 몸의 상처가 아니라 마음의 상처임을 깨달았다."그래서 누가 너를 구해준 거니?""마을 어른 한 분이요... 길다란 막대기로..." 산갑이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바로 그때 충헌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본 충헌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이게 무슨 일이냐?" 충헌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섞여 있었다.지영이 충헌에게 상황을 간략히 설명했다. 충헌은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래서 정치 그 녀석은 어디 있느냐?" 충헌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모르겠어요... 도망갔어요..." 산갑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충헌은 잠시 아무 말 없이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 속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했다. 한편으로는 아들이 다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씁쓸함이 있었다."아버지..." 산갑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버지 말씀이 맞았어요. 정치는... 정치는 정말 저에게 도움이 안 되는 아이였어요."충헌은 아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틀렸기를 바랐던 것인데..."산갑아," 충헌이 부드러운 목소리 로 말했다. "사람은... 때로 두려움 앞에서 자신도 모르는 선택을 할 때가 있단다.""하지만 아버지, 정치는 저를 버렸어요. 제가 죽을 뻔했는데도...""그렇다. 그 아이는 잘못했다." 충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들아, 이 일로 모든 사람을 불신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정치 같은 사람도 있지만, 너를 구해준 어른처럼 선한 사람들도 많단다."산갑이는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았다."이제 충분히 쉬어라." 지영이 아들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따뜻한 죽을 끓여줄 테니, 몸을 따뜻하게 하고...""어머니," 산갑이가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는... 저는 이제 정치와 만나고 싶지 않아요."지영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의 배신을 경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충격인지..."그래, 당분간은 그 아이와 만나지 않아도 된단다." 지영이 다정하게 말했다.충헌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일이 아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지, 그리고 정치라는 아이는 지금 어떤 마음일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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