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38)

"목소리가 된 문장"

by 이 범

"목소리가 된 문장"

“소연 님, 낭독회 준비를 시작해도 될까요?”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참가자들이 자신이 직접 읽고 싶은 글을
하나씩 고르고 있어요.
책방이…
조용한 목소리로 가득 찰 것 같아요.”



소연은 노트를 펼쳤다.
각자의 글 옆에
작은 별표가 그려져 있었고,
그 별표는
그 사람이 직접 읽고 싶은 마음의 표시였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문장이 목소리를 가졌어.
책방이… 사람들의 감정을 울리는 무대가 되었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글을 읽고
낭독할 순서를 정하며
조용히 연습을 시작했고,
그 목소리는
책방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한 사람이 말했다.
“내 글을 직접 읽는다는 게
조금 떨리지만…
그만큼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방은 그런 용기를 꺼내주는 곳이에요.”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목소리가 된 문장은
감정이 공간을 울리는 가장 조용한 용기이다.”

저녁이 되어 연습이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이 직접 울리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용기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스치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리코더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목소리가 된 문장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